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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서 사라진 3일 차 여행

3일 차 오후 나키진 산성의 벚꽃 축제와 추라우미 수족관

by 유영희 Feb 16. 2025

3일 차 오후 나키진 산성과 추라우미 수족관    

 

3일 차에는 좀 일찍 길을 나서자고 하여 아침 식사는 전날 평화시장에서 사 온  김밥을 먹었는데, 점심도 편의점에서 초밥 한 입씩 먹고 나키진 산성으로 향했다. 처음 나키진 산성이 축성될 때는 호쿠잔 지역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14세기 당시 오키나와는 호쿠잔(북산), 추잔(중산), 난잔(남산)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류큐 족이 추잔을 시작으로 차례로 호쿠잔, 난잔을 정복하여 류큐 왕국을 건설하면서 나키진 산성도 류큐 왕족이 관리하게 되었다. 


          

사위와 함께 산성 입구를 지나는 모습, 1962년에 복구된 것이라고 한다.사위와 함께 산성 입구를 지나는 모습, 1962년에 복구된 것이라고 한다.

나키진 산성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벚꽃축제 때문인데, 우리보다 빨리 1월 말에서 2월까지 벚꽃이 피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벚꽃축제가 시작한 지 며칠 안 돼서 그런지 벚꽃이 다 핀 것 같지 않았다. 꽃잎이 우리나라에 있는 겹벚꽃과는 다르게 홑잎인 데다 색은 더 진해서 그런지 더 얇고 가냘파 보였다. 그래서인지 벚꽃이 썰렁하고 쓸쓸해 보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간히자쿠라’라는 품종이라고 한다.      


간히자쿠라 품종 벚꽃간히자쿠라 품종 벚꽃



벚꽃 색과 똑같은 플랙카드가 여기저기에 설치되어 축제를 알린다.벚꽃 색과 똑같은 플랙카드가 여기저기에 설치되어 축제를 알린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어떤 대상을 보면 그 자체로 감상하면 좋은데, 이상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비교하게 된다. 나키진 산성은 남한산성에 비해 건물도 하나도 없고 규모도 작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류큐 왕국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었으면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추라우미 수족관으로 향했다.     


오키나와 투어에는 꼭 포함된다는 명성에 걸맞게 관광객이 아주 많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수족관이라는데 코엑스 수족관도 가보지 않아서 그런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대충대충 지나쳐서. 드디어 추라우미 수족관의 대표 동물인 고래상어가 있는 수족관 앞에 도착했다. 고래상어가 정말 크다는 감탄은 잠시, 몇 분 서 있다 보니 그 고래상어가 빙글빙글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신기한 기분은 사라지고 얼마나 답답할까 사람이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 흥이 싹 사라졌다.  오히려 가오리가 웃는 모습처럼 보여서 그런지 가오리가 더 매력적이었다.


    

가오리와 대화하는 흉내를 내보았다.가오리와 대화하는 흉내를 내보았다.


평소 5000보 걷던 사람이 연 3일째 15000보를 걷다 보니 피로가 밀려왔기 때문일까? 바람 탓일까? 5시부터 하는 돌고래쇼도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며칠 후 3일 차를 떠올릴 때마다 이상하게 어디 갔는지 기억이 안 나서 기록을 봐야만 생각이 난다.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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