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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이라고?

얏빠리 스테키와 돈키호테

by 유영희 Feb 17. 2025

추라우미 수족관에서 오래 있었고 돌고래 쇼를 볼 때는 야외라서 바람을 정통으로 맞아서 그런지 아니면 좁은 수족관에서 맴도는 고래상어와 쇼에 동원되는 돌고래가 보기 안쓰러워서 그랬는지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다.


      

추라우미 수족관 입구, 이 정도면 다른 곳에 비해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추라우미 수족관 입구, 이 정도면 다른 곳에 비해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오늘 아침과 점심이 부실하기도 했고 오키나와의 명물 음식이라고 해서 저녁에는 기필코 스테키를 먹으리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먹느냐가 문제다. 기왕이면 스테키가 서양 음식이니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먹으려고 했지만, 아메리칸 빌리지의 명물이라는 저녁놀은 이미 어둑어둑해져서 볼 수 없게 된 터이고 시간도 너무 늦어서 숙소 근처에서 먹기로 했다.      


관광객의 기본 미덕은 검색이다. 행선지를 바꿨으니 폭풍 검색으로 얏빠리 스테키 집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가성비 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값싼 티가 줄줄 난다. 고기로 너무 느끼하고 밥도 푸슬푸슬하니 찰기도 없고 그럴리는 없지만 오래 묵은 모양새였다. 쌀 품질이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 계산을 하고 보니 어제 먹은 오마카세 식사비의 10분의 1이다. 여행 가면 호텔도 가보고 여인숙도 가보라던 말처럼 오마카세도 먹어보고 가성비 갑 스테키도 먹어보았으니 그 또한 즐거운 경험이다.     

얏빠리 스테키,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이건 함박스테키와 등심인 것 같다.얏빠리 스테키,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이건 함박스테키와 등심인 것 같다.


밤이 늦고 피곤했지만 선물 사러 돈키호테에 갔다. 이미 시어머니가 원하는 팩은 사둔 터라 여유는 있지만 그래도 오늘 아니면 선물 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아차, 나도 돈 좀 챙겨 올 걸 달랑 교통카드 한 장과 신용 카드 한 장만 들고 왔으니 난감했다. 물론 카드로 결제해도  되기는 하지만 현금을 내면 더 좋았을 텐데 하면서 서 있으니 작은애가 내가 산 선물도 계산했다. 나중에 한국 돈으로 줘야지 속으로 생각하고 계산하게 내버려 뒀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애가 ‘엄마 걸음이 왜 그래? 균형이 하나도 안 잡혔어.’ ‘그래?’ 내 걸음으로 한참이나 조사와 토론이 이어졌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서 곯아떨어졌다.   


                 

돈키호테 입구, 백화점은 아니고 동네 큰 쇼핑센터 같은데 물건이 너무 비좁게 진열되어 있었다.돈키호테 입구, 백화점은 아니고 동네 큰 쇼핑센터 같은데 물건이 너무 비좁게 진열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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