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이중성
' 걔 변했더라.'
위의 문장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보통은 좋은 의미의 변했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인가 삐뚤어졌거나, 이상해 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 나 이제 변했어'라는 문장을 들었을 때는 어떻게 쓰일까. 아마 대부분이 나쁘게 행동하던 사람이 좋게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변하다'라는 단어는 이중적이다.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부분 변하다를 조금은 나쁘게 인식한다. 왜일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 '라는 속담이 있다. 상황에 따라 금세 바뀌는 사람의 마음을 두고 하는 말로, 사람의 마음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행동은 사람의 마음 상태나 생각을 따라간다. 즉 저 말은 화장실 들어가기 전에 하는 행동과 나와서 하는 행동이 다르다 로 바꿀 수 있다. 그 바뀐 행동을 보고 사람들은 혀를 차며 ' 사람은 정말 간사해. 저렇게 쉽게 변할 수가 있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반대로 ' 사람은 고쳐 쓰는 것 아니다.'라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아무리 주변에서 좋게 대해주고, 상황을 바르게 만들어 줘도 사람의 나쁜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말이다. 행동이 나쁜 사람의 주변에서 올바르게 이끌어주려고 애쓰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저런 조언을 해줄 것이다.
위의 두 가지는 서로 상반되는 상황으로 쓰이지만, 가만히 따져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둘 다 '나쁜 변화'이다. 좋은 상황에서는 쉽게 나쁘게 변하고, 반대로 나쁜 상황에서는 쉽게 좋게 변하지 못한다. 그리고 통하는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남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남을 고치려고 한다던가 남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 대부분의 변화는 부정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반대로 '나'를 주체로 놓고 변화를 표현할 때는 대부분이 긍정적으로 나타내 진다. 맨 위에 언급한 두문장의 차이는 바로 변화의 주체이다.
변화는 의지를 반영한다. 내가 변하려고 노력하던가,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던가. 즉 나의 의지를 보여준다. 주체가 ' 나' 일 때의 변화는 대부분 좋은 의미로 표현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가 좋게 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의 변화는 어떨까. 남의 변화의 주체는 말 그대로 상대 즉 ' 남'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이며, 내가 그 사람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른 채 그냥 주어진 대로 평가하게 된다. 의지가 빠진 변화는 단순한 상태의 흐름일 뿐이다. 보이는 것이 예전보다 좋지 않으면 나쁘게 '변했어'라고 말을 하고 , 보이는 것이 비슷하지만 기존과 다름없이 좋지 못해 보인다면 '역시 사람은 쉽게 안 변해'가 되는 것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상대가 나에게 맞춰 좋게 '변해주길' 기대하거나, 지금과 같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경우가 생긴다. 그 기대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실망시킨다. 상대의 변화는 나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즉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을 기대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실망하게 된다.
위와 같은 상황은 연애를 하는 연인들에게서 많이 보인다. 지금 나를 사랑해주는 모습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고, 기타 다른 부분은 나를 위해 맞춰 변해주길 바란다.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을 기대하면서, 그 변화의 중심이 '내'가 되기를 바라는 것. 나는 그런 부분이 꽤 나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꿔 보면 어떨까. 변화의 주체를 나에게 맞추고, 나의 의지에 기대해보는 거다. 지금과 같이 ' 내 마음이 변하지 않기' 그리고 상대와의 적절한 선을 찾아 '변하기'. 내가 한결같아지면 상대도 덩달아 안정적이 될 것이고,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의 노력을 보고 함께 노력해 줄 것이다. 애써 내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을 기대하고 걱정하면서 애태울 필요가 없다. 변화의 중심을 나로 맞추고 나 스스로를 위해 노력해 가면 된다. 의지의 주체가 나로 변할 때, 비로소 '변화'는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나만의 노력으로 관계가 무조건 좋아지지는 않는다. 상대 역시 스스로 '상대'만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을 때 관계가 잘 지속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원망할 필요가 없다. 남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이미 스스로를 향한 노력만으로도 꽤 좋은 사람으로 변해가고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체를 변경하고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게 되면 관계의 중심에는 언제나 ' 내'가 있게 된다. 중심이 내가 되면 관계에 휘둘리거나 흔들려서 나쁘게 '변 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관계가 좋은 쪽으로 흐르던 나쁜 쪽으로 흐르던 상관없이 자존감을 잃지 않게 된다. 흔들림 없이 노력하는 나를 보고 함께 노력해 주지 않는 상대는 변화시키려고 할 필요 없이 과감하게 버려도 된다.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의 안 좋은 변화에 혹은 상황이 나쁘게 흐른다 해도, 나 스스로를 바꾸는 건 나의 의지뿐이다. 좋게 바꾸어 나가려는 마음만 있다면, 변화는 항상 긍정적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