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 하지 마.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들

by For reira

사람들은 주로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요즘은 '단도직입적'이라는 말로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 많은데,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아무 말이나 해버리면 안 된다. 어떠한 이야기든 특히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는 더더욱 상대가 상처 입지 않도록 배려한 상태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가까운 사이 - 친구, 부모, 형제 - 일수록 말로 주고받는 상처의 수는 점점 많아진다.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좀 더 올바른 길을 가길 원하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고 ,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상처를 입었다고 서운함을 토로하면, 오히려 '왜 내 말을 듣지 않아' '너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야'와 같은 반응으로 서운함을 느낀 상대가 더 잘 못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어떤 좋은 이야기를 하든, 상대가 상처를 입었으면 일단은 멈추고 상대의 감정을 먼저 어루만져야 한다. 또한 쉽게 상처 입는 상대의 경우는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일단은 그만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 순간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상대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그 대화는 서로 안 좋은 마음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상대가 용기 내어 나의 어떤 말이 상처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온다면, 오해를 풀 수 있게 설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행동은 오해를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에게 더 큰 믿음을 줄 수 있다. 사과는 사과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생각해서 말한 것이고 나쁜 의도가 없었다고 느낄 게 만들어 주고, 그 후에는 좀 더 서로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 서로 상처를 주고받게 되는 경우는 이 사과의 과정이 빠져서 발생하게 된다.


얼마 전 꽤나 마음이 답답한 일이 있었다. 나는 주로 엄마와 대화를 많이 하는데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있던 중 엄마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모두 네가 선택한 일이잖아.


사실 그냥 문장만 따지고 보면 나쁜 말은 아니다. 그리고 아마도 엄마는 나에게 네가 선택한 길이니 너무 힘들게 느끼거나 괴로워하지 말고 앞을 보고 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나에게 그 말은 나를 탓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나의 의지와 아무 상관없이 일어난 일조차도 내가 선택해서 벌어진 일이 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말 그대로 따져 간다면, 태어난 그 순간부터 나는 계속 내가 선택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니까.


- 왜 그렇게 말을 해? 이건 내 선택과는 아무 상관없잖아.


이 한마디의 반박이 결국 대화를 좋지 못하게 끝내는 원인이 되었다. 나는 단지 그 한마디가 싫다고 했던 것이지만, 엄마한테는 내가 진심 어린 충고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식이 되어 버렸다.

그 순간 엄마가 나에게 ' 듣기 안 좋았어? 그런 의도가 아니야. '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꽤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사과하기 힘들고, 서로 쉽게 서운해 할 수 있다는 걸 대부분은 간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나도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렇게 상처를 입혀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 다음번에 누군가가 나에게 서운해한다면 먼저 그 사람의 감정을 어루만져 줘야지.

나는 상처 입었던 적이 있지만, 나로 인해 상처 받는 다른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이런 마음으로 조금씩 주변을 돌아본다면 언젠가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었음을 이야기할 때, 상대가 '미안해. 그런 의도가 아니야'라고 한 번쯤은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 않을까.




keyword
이전 06화사람은 쉽게 변해 VS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