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눈 대화가 보편적이고 그렇지 않았다.
보통의 처음에 듣고 묻는 질문들은
나이나 직업, 사는 동네와 같은 익숙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내 기억의 그 사람의 첫인사는 ‘잘 잤어요?’였다.
그 이후에 모든 화법이 생경하게 다가왔다.
사용하는 단어, 그 단어의 순서들조차 매력적이다.
한글이 오랜만에 참 예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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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졌다.
어떤 표정과 목소리로 문장을 읊을지
Q. 그리고 어디서 이런 예쁜, 따뜻한 언어를 배웠는지 궁금했다.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생겼고, 그 질문을 나에게 먼저 물었다.
Q. 나와의 만남 전에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만약 같은 질문을 받게되면 내 대답은 아마 요란하게 솔직할 것 같다.
"눈을 어떻게 마주치면 좋을지,
어떤 향을 입고 가면 좋을지,
미소를 어디까지 지어야 할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어젠 잘 잤는지 궁금해졌고
오늘만큼은 당신의 오감이 전부 나를 향했으면 좋겠다,..
우리 관계가 어떤 색을 띠게 되든.. 가까워지고 싶다,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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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ei35 | Fujifilm 200, 3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