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사춘기 03 <계획은 있어?>
안녕하세요. 루이입니다.
교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말은 '계획은 있어?'입니다.
저는 계획이 없습니다. 일단 퇴사 먼저 하고 그다음이 계획입니다. 하하
물론 아예 아무 생각 없이 그만둔 건 아닙니다. 뚜렷한 나로 살기 위해 어떤 걸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행복하고 싶습니다! 즐겁게 생활하고 싶어요. 작업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업 그림책 작가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제가 잘 나가는 그림책작가가 되어 생계를 유지할 정도가 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겠죠. 실제로 제가 응모했던 그림책 공모전에는 다 떨어졌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실패의 맛.
지난 연재 때 교사일 때는 못했지만 의원면직 후에 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을 댓글로 남겨 달라고 했었는데요, 댓글이 없었기에 제 마음대로 계획입니다. 생각해 보니 교사였을 때 해도 좋을 계획이네요. 하하.
급조한 계획 1은 자격증 따기입니다. 아무래도 기관에서 강사라도 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고용이 될 것 같아 일단 그림책 관련 자격증을 하나 따봤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수업을 들었고 이제 곧 자격증 발급이 될 예정입니다. 자격증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써먹을 곳이 있겠죠? 무계획이니 일단 따고 봅니다. 하하
급조한 계획 2는 운전면허 따기입니다. 이 나이 먹도록 운전면허 하나 없이 뭐 했냐고요? '집-직장-집'이 생활의 거의 전부인 극내향인이기 때문에 직장 근처에 집이 있다면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하다는 생각을 안 해봤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대부분의 외출은 저와 함께 사는 운전기사(배우자)가 운전을 해주었기에 큰 불편함 없이 살았습니다. 하하. 하지만 이제는 면허가 좀 필요하겠더라고요. 제가 만든 책을 서점에 납품이라도(푸훕. 상상만 해도 좋네요) 하려면 면허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급조한 계획 3은 체중감량입니다. 그동안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게을러서 못했던 운동을 시작합니다. 그림을 매일 그리려면 체력도 중요하겠더라고요. 아프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니 건강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 요가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만, 저주받은 몸뚱이가 된 지 오래입니다. 흑흑
급조한 계획 4는 공모전에서 떨어졌던 그림책을 독립출판하기입니다. 출판사에서 안 뽑아주면 그냥 제가 스스로 출판하면 됩니다! 계속계속 책을 출간하다 보면 그중에 하나는 주목받게 되는 게 있지 않을까요? 조만간 브런치에 좋은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땐 한 권 구매를... 하하하하
일단 여기까지가 저의 계획입니다.
저는 지난 5월 7일 수요일에 의원면직 했습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작가 소개, 브런치북 소개 글이 살짝 바뀌었습니다.
'아직은'에서 '이제는'으로.
'현직'에서 '전직'으로.
의원면직 첫날에는 밀려있던 집안일을 하고, 퇴직 급여와 공제회 장기저축급여를 청구했습니다. 어려웠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 신청하는데 오래 걸리고 매우 신중해지는 작업이었습니다. 돈과 관련된 일이라 신중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저는 이제 한 푼이 아쉬운 백수니까요. 청구가 끝나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고 아이들 하교 시간이 되었더군요.
이제 무소속의 삶입니다.
의원면직 후 기분이 말도 못 하게 이상합니다. 후련하면서도 아쉽고, 자유로워서 좋으면서도 우주에 나 혼자 덩그러니 있듯 외롭고, 막막하면서도 설레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게 잔뜩 있다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웃음이 나면서도 울음이 나올 것 같은.
퇴사는 이런 기분이군요.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여섯 번의 임용고시로 얻은 직업입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의원면직입니다. 그래도 앞으로의 제가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하하.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응원이 필요합니다!!!('응원하기'를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래도 해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넙죽 받겠습니다.)
끝으로,
저는 독립출판으로 그림책을 출간했습니다.
제가 첫 번째로 출간한 그림책의 제목은 뭘까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럼 다음 연재 때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