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6
아빠가 허리를 삐끗하셨다
밖에서 버려진 큰 화분을 집으로 가져오시다가 그랬단다
나는 그 길로 전화를 걸어 폭풍 잔소리를 해댔다
아빠의 약해진 뼈가 걱정이 돼서 약해진 마음은 못 보았던 거다
아빠는 그냥 엄마가 무거운 것을 혼자 들게 할 수 없어 평상시 대로 함께 들었던 것이고
엄마는 아빠가 조금이라도 좋은 공기 마실 수 있게 나무 한그루 식물 하나 집에서 더 심고 싶었던 것인데
나는 뼈전이암으로 약해진 뼈가 혹시라도 크게 다칠까 두려워 엄마 아빠에게 잔소리를 던졌다
그냥 우리 엄마 아빠는 그대로 서로를 생각하며 했던 행동들이었는데 말이다
친정집에는 커다란 화분에 큰 화초들이 잘 자라고 있다
나무들이 반짝거리는 건 풀 하나 나뭇잎 하나도 정성스럽게 돌봐야 아빠도 힘을 내서 살 수 있을 거 같다는 엄마의 마음이다
작은 가지에 새순이 뾰족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