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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Jul 30. 2023

[Book Re:view]가족각본

<선량한 차별주의자_김지혜 작가의 신작>

가족각본

출판사 <창비>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이 책의 1~3장을 먼저 받아보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기에 신작 역시 기대하며 서평단 모집을 신청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리뷰: https://brunch.co.kr/@freehj21/67)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각본’처럼 ‘인위적으로 쓰여진’ 가족제도에 대해 서술(혹은 고발)한다.


 가부장제 속에 뿌리 깊게 각인된 ‘여성’과 ‘남성’의 차별적 위치와 ‘결혼’과 ‘출산’이 한 세트처럼 묶인다. '이성부부'만이 결혼할 수 있고, 출산 또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와 주변이 개입하는 이미 쓰여진 각본. 가족의 모습은 개인이 만들어 가는 현재와 미래가 아니다. 과거 전통이란 명목하에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 점을 <가족각본>은 역사적 사실과 적절한 비유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


첵을 읽으며 나의 개인적 이야기가 중첩되어 그려졌다.

첫 번째 이야기는 몇 년 전 친구와 대화 중에 동성애 커플에 관한 언급이었다.

친구의 요지는 ‘동성애는 에이즈에 걸리는 병이고, 그들이 키우는 아이는 불쌍하다는 것. 그리고 결혼을 합법화하면 안 된다는 것’

듣는 내내 말문이 막혔다. 무슨 권리로 타인의 결혼을 ‘불, 허’할 수 있다는 것일까?

(대화의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 https://brunch.co.kr/@freehj21/59)


그릇된 오해와 무지는 편견과 혐오를 낳는다.

이 책은 그런 오해와 무지에 객관적 사실과 자료를 인용하며 반기를 든다.


 또 다른 이야기는 나의 결혼에 관한 것

혼수로 너무나 당연하게 천만원을 요구하고(우리 집에는 아무것도 줄 의향이 없으면서), 결혼  얼마 후 교통사고로 퇴원한 다음 날 아이를 갖기 위해 한약을 먹으라고 종용하던 시어머니한테 ‘그것은 저희가 결정할게요.’라고 답을 했다. 일주일 후 전화를 하자마자 ‘너는 싸가지가 없고, 어른 없이 커서(나는 아빠가 없다.)말대답을 하고..블라블라’ 욕을 들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책에 나오는 ‘업무분장과 같은 며느리에게 요구되는 차별적 역할’은 지금 2023년, 지금에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결혼 전 이 책을 읽었더라면 결혼을 하더라도 ‘무방비’로 당하는 일은 방지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때로 내가 부당하다고 겪는 일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여 언어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혼자 속앓이 만 끙끙 하거나 '남들은 다 괜찮은 것 같은데 내가 이상한가?'라는 자기검열을 할 수도 있다. 

<가족각본>은 그 부당함을 '나대신' 조목조목 따져주며 논리적 무기 하나를 건네준다. 


3부밖에 읽지 않았지만 많은 페이지와 내용에 밑줄을 그었고, 통째로 내 머릿속에 집어넣어 부당한 순간, 자동머신처럼 툭 튀어나오게 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작정 ‘남자 며느리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꼭 읽길 바란다.(물론 그들은 읽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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