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꽤나 재밌는 통계가 발표됐다.
17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539 미혼남녀 500명(남·녀 각 250명) 대상으로 ‘2024 결혼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혼남녀가 결혼 전 상대에게 필수로 공개해야 할 것은 '통장 잔고'와 '빚 여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상대에게 가장 알고 싶은건 재정 상태였다.
많든 적든간에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럴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불충분하다.
결혼할 상대방의 '건강' 정보가 필요하단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건강 정보를 아는게 돈에 대한 정보를 아는 만큼 중요하다.
어쩌면 훨씬 더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다던가, 지병이 있다거나, 성병(?) 여부, 정자 활동성 또는 난소 나이 같은 것도 알면 좋다.
물론 알아야 할게 너무 많긴 하다.
최소한 상대방의 체력 정도나 허약한 부분이 어딘지는 알아야 한다.
건강하지 않은 상대와 결혼하면, 상대가 아무리 돈이 많대도 부질없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빨리 죽어서 그의 재산을 유산으로 받길 바라는건지 궁금하다. 아버지 뻘인 60살 이상의 할아버지와 결혼한 30·40대 여성들도 많긴 하더라. 결혼할 상대가 돈만 많으면, 건강이야 어땠건 상관 없다는 주의다. 하지만 막상 결혼생활을 해보면 배우자의 체력과 건강이 정말 중요하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 모두 포함해 하는 말이다.)
나는 남녀가 데이트할 때 단순히 영화관이나 레스토랑 데이트만 즐겨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등산, 수영, 테니스 등 극한의 체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스포츠 데이트를 해보길 꼭 추천한다.
특히 등산은 여타 스포츠와는 달리 별도의 스킬이 필요 없다. 튼튼한 등산화 한 켤레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등산을 하러 갈 때 상대방의 준비성까지 살펴볼 수 있다. 덜렁 자기가 먹을 생수 한통만 들고 오지 않고, 상대방이 마실 물과 손수건 등을 챙기고, 더불어 해충 방지 스프레이도 갖고 오면 센스와 배려심이 무척 좋은 편이다.
가능한 높고 험준한 산을 올라라. (자기 수준 봐 가면서 해라. 산에서 실족사한 지인분을 여럿 알고 있다. 산은 죽기 딱 좋은 공간이다.)
우리나라 여성들 대부분이 체력이 약하다. 학교 체육교육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미국 학교 가면 여자들이 2시간씩 축구한다. 허벅지 근육이 장난 아니다. 잘 먹고, 운동도 그만큼 많이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10대들은 무슨 K팝 아이돌만 보면서 거식증에 걸리고 뼈말라 같은 것에 집착한다. 그래선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남성도 물론 그렇지만, 여성들도 무조건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일에서 성공하고, 결혼도 잘 할 수 있다. 종국엔 체력 좋은 사람 못 당한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업무 경쟁력이 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무튼 체력을 기르고, 테스트 해보기에 좋은게 등산만한 게 없다.
서울을 기준으로 입문하기 좋은 산은 인왕산이다. 아차산이 비슷한 수준이다. 그 다음 단계를 조금 올리면 북악산, 북한산, 관악산 등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북한산 등산을 하다 현 남편, 구 남친과 이별을 고려했던 순간이 있었다. 북한산 거의 정상 부근이었다. 한 발자국만 잘못 디디면 완전 낭떠러지인 그런 바위 옆을 지나게 됐다. (우리나라 산에는 은근히 그런 곳이 많다.) 올라갈 땐 뭔가를 붙들고 올라갈 수 있어서 겁없이 올랐는데, 내려갈 때 바로 옆 낭떠러지를 보니 다리가 후들거려서 도무지 움직이지 못했다. 아득한 고소공포증이 몰려와 그대로 혼절해버릴 것 같았다. 그때 정말 실족사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비탈길은 일방통행인데다 계속 사람이 지나가기에 멈춰있으면 안된다. 가능한 한 빠르게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아득한 낭떠러지에 도무지 발을 못 떼고 서 있다가, 당시 남친이 앞만 보고 가느라 먼저 내려갔다.
그리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는 나를 보고, 등산객 아저씨 무리(?)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아저씨들이 일렬로 서서 어깨를 붙들고 내려가는데, 나를 그 무리에 끼워줬다. 무섭지 않게 "영차 영차" 하는 구호도 외쳐주셨다. (물론 그 상황도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기 그지 없다. 한 사람이 헛디디면 우르르 도미노처럼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가파른 그 비탈길을 겨우겨우 넘길 수 있었다. 안전지대에 이르자, 남친이 고개를 빼꼼 내밀면서 "내려왔네! 데리러 가려 했는데!"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아저씨들이 "여친을 버리다니 요거 못쓰겠네!! 하하하!"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 외치셨던 기억이 난다.
남편은 그때 일을 말하면, "정말 데리러 가려 했는데 위에서 계속 내려오는 행렬이 있어서 올라가지 못했다"고 항변한다. 그날 일이 너무 인상에 깊이 남아있어서 사실 싸우고 헤어졌어도 됐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남친 말도 새빨간 거짓말은 아니었을 것 같다. 나라는 캐릭터가 남자의 도움을 받기보단 원체 스스로 살아남는 인간이다. 어차피 필요 없었다.
아무튼 체력 테스트는 정말 중요하다. 결혼해서 아기 낳고 대충 남녀 나이가 30대 후반, 40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온 관심사는 건강에 쏠린다. 30대부터 꾸준히 운동을 안하거나 식단을 엉망으로 해온 사람들은 적어도 30대 후반, 그리고 40대 초반에는 어떤 식으로든 몸에 발현이 된다. 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심혈관이나 뇌관련 질환, 또는 간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라면이나 튀김, 액상과당 등 콜레스테롤과 당이 높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들은 고지혈증과 당뇨를 앓게 된다.
이 사람이 평소 어떤 방식으로 건강관리를 해오는지, 그리고 체력과 담력은 어느정도 되는지 알아보길 추천한다. 그 방법으론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데이트를 해보는게 좋다. 한강변 러닝이나 자전거 타기도 괜찮은 방법이다.
건강해야 돈도 번다. 그리고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확률이 높아진다. 젊은 나이에 당장 가진게 아무것도 없다 할지라도 스스로 건강 관리와 튼튼한 멘탈 케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특히 앞으로의 시대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과 보급 탓에 화이트칼라보단 블루칼라 일자리가 더 각광 받을 예정이다. 발전소 엔지니어, 엘리베이터 설치 수리공, 고압 케이블 설치 철거나 배관 정비 등 각종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유지 보수 업무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할 수 없다.
나는 길을 걷다가도 길에서 소위 말하는 노가다(?) 업무를 하는 분들을 유심히 보곤 한다. 그들 연령대가 대부분 60대 언저리처럼 보이는데, 온몸이 근육질이다. 목소리도 우렁차고, 척추뼈에 힘이 넘치는 걸 본다. 반면 평생을 양복입고 사무실에서만 보낸 사무직들은 60대가 되면 허리가 굽고 거북목이 오는 등 신체가 불균형해지는 걸 본다. 앞으로 블루칼라의 시대가 온다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다.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하버드 진학보다 배관공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젊어서 가진게 없어도 체력 좋고 멘탈 건강한 상대를 만나길 바란다. 이런 사람과 함께라면 억만장자 할아버지보다 훨씬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
결론 :
결혼 생활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 상태만큼이나 건강 관리와 체력 또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G2zyeVRc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