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거나 칭찬하고 싶은 친구가 있나요? "
한 달을 마무리하며, 아이들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종종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항상 이름이 나오는 아이가 있다.
"OO입니다. 부탁을 잘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OO이요. 항상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받아주기 때문입니다."
OO 이는 고개를 숙인다. 부끄러워하는 거 같으면서도 내심 기분은 좋아 보인다.
그러다 나를 흠칫하게 만든 답변이 나온다.
"OO이요. 그냥 착해요. 바보같이"
그리고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자신이 아닌 타인이 모든 게 기준이 되는 건 아닐까?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마음이 불편해진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한다.
어릴 때 내 모습과 꽤 닮았기 때문에.
사실 그 누구도 나에게 착해야 한다고 한 적은 없다.
하지만 타인의 기대가 쌓여갔고 때문에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나 스스로가 틀을 만들어버렸고, 날 갇히게 했다.
누구에게나 착해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깨는 과정은 꽤 힘들었다.
내가 만든 벽은 꽤 단단했기 때문에.
자책하고 아파하기도 했다.
그 누구도 깨는 과정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난 OO 이에게 더 다가가고자 한다. 안아주며 이야기해본다.
힘든 거 알고 있어.
그래도 우리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고 신경 써보자.
다른 사람의 눈치 조금만 더 덜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