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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Oct 11. 2020

독일은 소시지 천국?

독일 동서남북 10대 요리



소시지는 맥주와 더불어 독일 하면 연상되는 중요한 음식이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동네마다 특산품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것은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와 바이쓰부어스트(Weißwurst)이다.


먼저 동독의 튜링엔 지방의 특산품인 튜링어 로스트브라트부어스트(Thüringer Rostbratwurst)를 알아보자. 사실 브라트부어스트(Bratwurst)는 독일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알려진 종류만도 50가지가 넘는다. 브라트부어스트는 ‘다진 고기’라는 의미의 ‘브레트’(Brät)와 ‘소시지’를 의미하는 ‘부어스트’(Wurst)가 합성된 단어이다. 여기에 더하여 튜링엔은 굳이 ‘바싹 굽다’는 의미의 ‘로스트’(rosten)을 더 붙여서 기름기를 쪽 빼고 구운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매우 고소하지만 소시지의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튜링엔의 사업자들은 2004년에 이 명칭을 등록 상표로 출원하여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럴 정도로 유서 깊은 것이 튜링어 브라트부어스트이다. 문헌상으로는 1404년에 이 소시지가 처음 등장한다.


주 재료는 돼지고기이지만 소고기도 섞는다. 여기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입맛에 따라서 케러웨어 열매, 마요라나 잎, 마늘을 추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돼지의 내장에 내용물을 넣고 15cm 정도로 묶는다.


이와 맞서는 소시지가 바이에른 주의 뉘른베르크에서도 생산되어 이는 뉘른베르거 로스트부라트부어스트(Nürnberger Rostbratwurst)로 불린다. 이 소시지는 튜링엔의 것보다는 훨씬 작다. 길이가 보통 사람의 손가락 크기인 7cm이고 지름이 1.5cm에 불과하다. 그래서 식당에 가면 한 번에 여러 조각이 나온다. 그리고 1313년부터 이어져 온 이 지방의 전통대로 도자기가 아니라 주석으로 만든 접시에 풍성하게 담겨 나온다. 이 소시지는 원래 물에 삶아 먹는 것이지만 프라이팬에 바짝 구워 나오기에 로스트부라트부어스트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 튜링엔에서 만드는 것과는 달리 순수하게 돼지고기로만 만들고 조미료도 소금과 케러웨어 열매만 사용하기에 그 맛과 모양이 다르다. 보통 소시지에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와 감자 요리를 곁들이고 양념으로는 겨자와 고추냉이를 즐겨 먹는다.  



참고로 스위스의 상트 갈렌에서도 고유한 브라트부어스트(St. Galler Bratwurst)를 생산한다. 여기에서는 내용물을 버무릴 때 우유를 사용하여 소시지의 색깔이 흰색이다. 기본적으로 소금과 후추, 육두구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양파, 레몬, 생강, 코리안더를 추가하기도 한다. 이를 바이쓰부어스트와 마찬가지로 70도 정도의 물에 20분간 삶아 먹는다. 삶은 소시지는 차가운 물에 급히 냉각시켜야 소시지의 향과 탱탱함이 살아난다. 그런데 이 소시지는 절대로 겨자에 찍어 먹으면 안 된다. 이는 스위스 사람들이 독일 사람들의 식습관에 맞서기 위해 일부러 만든 풍습으로 보인다. 민족적 감정이 음식에 반영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사실 삶아 먹는 대표적인 독일 소시지에는 바이쓰부어스트(Weißwurst)가 있다. 원래 14세기부터 프랑스에서 먹기 시작한 것인데 이제는 독일, 특히 함부르크와 더불어 바이에른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소시지는 날고기를 넣어 만들기에 상하지 않도록 빨리 조리해 먹어야 한다. 그래서 교회에서 12시 종이 치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풍속이 전해져 내려온다. 이제는 냉장보관이 용이해서 그럴 필요는 없어졌지만 말이다.  


뮌헨에서 만드는 바이쓰부어스트(Münchner Weißwurst)는 소고기, 특히 송아지 고기와 돼지고기에 송아지 머리고기를 더하고 소금과 후추, 양파, 생강, 그리고 취향에 따라 파슬리, 레몬, 육두구를 첨가한다. 여기에 풍미를 더하기 위하여 송아지와 돼지의 머리고기를 첨가한다. 그래서 바이쓰부어스트는 매우 독특한 향을 지니게 된다. 길이가 약 12cm 정도 되는 것을 뜨끈한 물에 10분 정도 데워먹는다. 너무 뜨거운 물에 삶으면 고유한 맛이 사라지고 껍질을 벗기기도 힘들어지니 조심해야 한다.


뮌헨의 바이쓰부어스트는 주로 겨자를 앙념으로하고 맥주와 먹어야 제 맛이 난다. 그리고 껍질은 먹으면 안 되니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을 포크로 누른 다음 칼로 길게 금을 내어 껍질을 벗겨 먹는다. 말하자면 젤리를 튜브에서 빨아내 먹듯이 이 소시지를 앞니로 잘근잘근 씹어 먹는 것이 제격이지만 점잖지 않아 보이니 칼로 우아하게 금을 내어 발라 먹는 관습이 생긴 것이다.



함부르크의 바이쓰부어스트(Hamburger Weißwurst)는 19세기 초반 프랑스에 점령당하던 시절에 먹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이 바이쓰부어스트가 고급 음식이어서 캐비아와 곁들여 먹을 정도였다. 그러나 프랑스 점령기가 끝나고 나서 바이쓰부어스트는 식탁에서 사라지게 된다. 프랑스 침략군의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매국노가 하는 짓이었기 때문이다. 민족 감정이라는 것은 세계 공통인 것 같다. 그러나 물론 이제는 다시 누구나 즐기는 대중 음식이 되었다.


이밖에도 독일에는 동네마다 다양한 소시지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우리가 가장 알고 있는 카레 소시지(Currywurst)이다. 그런데 이 소시지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59년 베를린의 요리사인 호이베르(Hertha Heuwer)가 토마토와 카레 가루를 섞은 소스를 발명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 기원이 되었다. 흔히 감자 칩과 먹는 가장 대중적이 소시지이다.


 여기에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블루트부어스트(Blutwurst)이다. 언뜻 보면 한국의 순대와 색깔과 모양이 비슷하다. 돼지피를 사용하여 붉게 보인다. 여기에 더해 사냥꾼들이 사냥할 때 들고 다니면서 장기간 먹을 수 있었던 란드예거(Landjäger), 훈제하여 향이 강한 메트부어스트(Mettwurst), 돼지나 소의 간을 사용한 레버부어스트(Leberwurst), 빵에 발라먹는 테부어스트(Teewurst)가 있다. 이 모든 것을 다 먹어보려면 독일에서 살아야 할 것이나 그럴 수 없으니 앞에서 소개한 바르트부어스트와 바이쓰부어스트만이라도 먹어보자. 요즘 한국에도 많이 들어와 있으니 말이다.



가장 흔한 바이라게(Beilage)는 앞에서 소개한 사우어크라우트와 감자 요리이다. 사우어크라우트는 ‘시다’는 의미의 사우어(sauer)와 ‘채소’라는 의미의 ‘크라우트’(Kraut)가 결합된 단어이다. 그러나 여느 채소가 아니라 양배추만을 사용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배추를 절이는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양배추를 발효시킨 것으로 독일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미 고대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중국에서도 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먹은 역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우어크라우트는 이제 한국의 김치와 마찬가지로 독일을 대표하는 발효음식이 되었다.


과거 독일로 유학 간 학생들도 김치가 먹고 싶으나 구하기 어려울 때에는 이 사우어크라우트에 고춧가루를 섞어 먹기도 하였다. 발효 식품에 익숙한 한국인의 입맛에 매우 잘 맞는다. 그리고 기름진 독일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소시지만이 아니라 많은 고기 요리에 자주 바이라게로 사용되는 것이다. 바이쓰부어스트에 지 감자와 사우어크라우트를 곁들이고 바이쓰비어(Weißbier)를 마신다면 금상첨화이겠다. 참고로 바이쓰비어는 흰 맥주가 아니라 옅은 갈색의 맥주이다. 색깔이 더 짙은 맥주에 비하여 이 맥주는 상온에서 짧은 시간에 발효시켜서 만든 것이라 색이 밝아 그리 지칭하게 된 것이다. 이제 정말로 bon appe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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