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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솜 Aug 30. 2024

34세, 원치 않았는데 백수가 되다

원치 않는 좌절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중-1

“오토바이 수업 중에 지금까지 기억하는 건 딱 하나밖에 없는데, 그건 ‘뭐든 쳐다만 봐도 나는 이미 그리로 향하고 있다'는 거였어. 나는 그걸 삶에 대한 은유로 받아들였어.”

 - 프랭크 브루니, (2023). 상실의 기쁨. 웅진지식하우스



2023년 10월. 회사 출장으로 캐나다 벤쿠버를 가게 되었다. '어떻게하면 인간이 더 만족하며, 자신을 발휘하며 살아갈까?'를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의 최신 논문과 적용 사례들을 공유하는 세계긍정심리총회(WCPP)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서 일하게 되고, 함께 일하면 너무 즐겁고 배울 점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고, 심지어 일로써 기회를 받아 해외 출장을 오게 되다니?!


인스타그램을 잘 하지도 않는 내가 행복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글도 업로드했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분야가 좀 더 명확하게 보여서 벅차고 설렌다." 


그리고, 일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24년 8월. 34세의 나는 백수가 되었다. 회사가 어려워지며 비즈니스 방향이 급격도로 바뀌었고 주요 사업이 내가 지향했던 방향과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에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했다. 탓할 사람을 찾고 싶었다. ‘경영을 잘하지 못했다고 대표님을 탓할까?’ ‘전 세계적인 저성장을 탓할까?’ 하지만 결국엔 나 자신을 탓하게 되었고 직업 관련된 내 선택들이 다 실수이고 잘못이라고 느껴졌다.



처음, 나의 생각 :(

내 친구들은 계속 현*, 삼*, S* 등등 안정적으로 다니는데…

하고 싶은 직무를 쫒아서 중견기업을 나와서 작은 기업으로 옮긴 게 잘못이었다.

덜 흔들리는 큰 회사, 이름 있는 회사를 갔어야 했다. 등등


웃기 어려운 시기였다. 하지만 4년간 심리학 기반 교육을 제공하는 회사를 다녔던 짬바(?)가 있지! 나의 원치 않는 변화를 좌절, 상실, 슬픔, 우울의 이야기로 적어가기보다는 충분히 슬퍼하고,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며, 조금 더 현명하게 받아들이고 싶었다.


누구의 인생이 다 그렇듯 어려움은 또 오기 마련이니까!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사실 마음도 다시 어두워졌다 밝았다를 반복하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밝은 쪽으로 마음을 돌리는 연습을 하며 원치 않는 좌절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바꿔본 생각 :)

우선 나의 과거 선택을 돌이킬 순 없다. 곱씹어봤자 우울해지기만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나도 이번 생이 처음이라 직업(커리어)을 만들어 가는데 서툴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너무 닥달하지 말자. 배우면서 찾아가 보자.



세계긍정심리총회 진행을 맡은 심리학자 제임스 포웰스키. (나는 그의 얼굴을..아 아니 연구를 좋아한다.)




심리학 한 조각

마틴 셀리그만, 설명 양식(explanatory style)

“어려움 앞에서 어떤 사람들은 좌절하여 무기력하게 주저앉는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다시 기운을 내어 어려워진 삶을 재건하려 애쓴다. '인간 의지의 승리', '삶의 용기'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설명 양식(explanatory style)이 이런 차이를 만든다.”

- 마틴 셀리그만, (2012). 낙관성 학습. 물푸레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의 설명 양식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사람마다 불행을 설명하는 방식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생각 양식은 두 가지 주요한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1. 낙관적인 설명 양식

이런 설명 양식을 가진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이렇게 생각한다.

-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 일시적 (시간)

- “이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야.” → 인생에서 일부의 것 (범위)

- “운이 나빴던 것 같아.” → 나 이외 외부의 것 (원인)


2. 비관적인 설명 양식

반대로, 부정적인 설명 양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 “앞으로도 잘 안 될 거야.” → 지속적 (시간)  

- “이거 말고 다른 것들도 안 될 거야.” → 만연적 (범위)

- “이런 일이 생기는 건 다 내 잘못이야.” → 내 탓 (원인)


그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설명하는 지를 관찰하고 낙관적인 설명 방식으로의 변환을 한다면, 상황을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뭐든 쳐다만 봐도 나는 이미 그리로 향하고 있는게' 인생이라면, 잘못한 선택과 저지른 실수를 계속 쳐다보기보단 그럼에도 배운 것들을 그러모으고 다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쳐다보려고 노력 중이다.  






마틴 셀리그만에 관한 <심리학 한 조각>이 더 궁금하다면                   

- 마틴 셀리그만, '설명 양식' 링크

- 마틴 셀리그만, ‘반추하지 않기' 링크

- 마틴 셀리그만, ‘반박하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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