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no Nov 17. 2023

改心










언제나 처음듯 나린 눈
기뻐 내쉰 단 숨에 녹아리고
소리 인기척으로

산 숨 깨우네


이빠진 돌 위
눈 먼 달팽이 되어
느릿하게 딛고 오르다



이대로 갈잎 쌓인 골짜기 한 곳
낡은 봉분 되어 스러져도
족할 것도 같은데


벽에 묻힌 나뭇결 굽돌며 새겨진
심검당,
이 앞 어디쯤 가만히 서성였을
그리운 모습에, 덜컥 발길 머물러


길게 빼어 둔 현판 위 글자 따라
닫지 못한 상념의 꼬리
아슴아슴 마음 속 그려내니








전하지 못한 편지로 쌓인 꽃잎들이
서러워지는 小雪의 어느날


계절의 간극
비우지 못한 마음 자락 위로,

툭...
떨어진 모과 세 알.


노승의 정갈한 목소리같은
노란 빛을 주워들다
끙차, 느릿하게 돌아선다



이제는 접어 둘,
다시 펴지 않을 마음















*잎새에 적은 노래 - 자우림

https://youtu.be/Wfonuwa_8D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