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연상의 플러팅

by 현대여성







현실적으로 소개팅이 그쳐

업체에서 지독한 평가를 감내해야 하는 나이


꺾이지 않는 마음과

꺾였어도 치고 나가는 마음이 중요했던 그 사람은

너덜거리는 붉은 실을 간절하게 붙들었다









경제적으로 곤하지 않을 나이,

굳이 나에게 물건들을 빌려 신세를 진 뒤

은혜를 갚겠다는 핑계로 커피를 사고 밥을 산다


시도 때도 없이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하다가

내 입에서 ‘좋다’라는 말이 나오는 대화 주제에는

박수를 치며 어린아이처럼 방방 뛴다









밤하늘을 좋아하던 그 사람은

하늘 사진을 자주 찍어 보냈다


먹이를 줄 때 종을 치면

종소리만 들어도 먹이를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뭘 의도하는 건지 속내가 훤히 보였지만

모른척하며 밤하늘에 뜬 달이 예쁘다고 말했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라더니

밤하늘을 보면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나이가 많으면 다를 줄 알았다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형용할 수 없지만

아직 경험한 적 없는

뭔가 모를 으른들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관심과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본인을 각인시키기 위해 사물을 이용하고,

인연이 아닌 걸 알면서도 시간을 쓰고,

혹시나 함께할지도 모를 미래를 위해 유혹도 해보고,

괜히 오해를 사도록 행동하고,

갑자기 어딘가에 스스로를 설명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작은 과자 하나에도 의미부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찌질한 모습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당시엔 그 사람이 참 찌질하고 매력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찌질한건 나다


일어날 때부터 잠들 때까지 연락을 주고받고,

사진으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종종 설렘도 느꼈지만,

내 마음속에 그 사람이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그 간질한 느낌과

날 예쁘고 귀여운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언행과

뭐든 품어줄 것 같은 마음을

외로움과 공허함을 채울 대체제로 삼았다









부산스러운 감정이 끝날쯤이었나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그 사람은 역시나 내가 있는 곳으로 와주었다


좋은 날씨, 꽤 북적이는 청량한 공간에

다른 감정으로 마주한 자리인 걸 알면서도

그 자리에 나갔던 과거의 내 모습을 반성한다









마음을 열어볼까 고민도 했지만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확실하면 직진밖에 없다는 걸


직진도 후진도 하지 않고 멀뚱히 있던 나는

앞으로 가려는 사람에게도

새로 다가온 사람에게도

가만히 멈춰있던 나에게도

순전히 이기적인 마음에 근거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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