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이 되어주고 싶었어>
나는 알고 있었어
너의 밤이 얼마나 길었는지
얼마나 많은 포기 끝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는지를
닿을 듯 멀어진 꿈 앞에서
너는 고개를 떨구었지
그 순간, 나는 생각했어
연필이 되어 주고 싶었어
지워지더라도
다시 그릴 수 있는 손길이 되어
희미한 내일 위에
너의 희망을 얹게 해주고 싶었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 조용한 슬픔 안에서
나는 너의 귀에
작은 속삭임이 되고 싶었어
괜찮아
멀어진 건 다시 걸으면 가까워지니까
너의 마음 위에 남겨진
소박한 문장이 되고 싶었어
내가 줄 수 있는 건
완벽한 대답도
화려한 응원도 아니지만
기댈 수 있는 문장 하나
그러니 오늘은,
잠시 내 목소리를 들으며
너도 너 자신을 안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