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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Sep 18. 2016

글쓰기 툴 브런치(brunch)에 없는 기능- 1

브런치의 발전을 위하야.


시작하며

난 아마 브런치 초창기 멤버 중 한명일 거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쓰다가 브런치로 넘어온 뒤로 계속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현재까지 쓴 글은 202개(현재 쓰는 이 글을 포함하면 203개), 총 방문횟수는 약 360만, 구독자는 약 3200명, 가장 많이 조회된 게시글의 조횟수는 약 109만, 가장 많이 공유된 글의 공유수는 약 2만 정도다. 





나는 브런치 서비스를 꽤나 좋아하는데 포스트가 이쁘게 완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가 미완성된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카카오도 나와 동의하는지 여전히 브런치의 로고에는 "beta"를 달아두고 있다.


언제즘 카카오가 브런치 로고에서 "beta" 뗄지는 알 수 없고, 딱히 일정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beta"를 통해 카카오가 나에게 주는 신호는 '아직 서비스가 미완성이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겠다'다. 그런데 카카오는 이렇다할 그럴듯한 업데이트를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beta"자를 떼지도 않고 있다. 이쯤되면 카카오가 브런치 서비스에 관심을 주고 있기는 한지 의문이 든다. 몇명이나 브런치팀에 소속되어있는가? 브런치팀이 있기는 한가?



나는 하루에 주어진 시간의 많은 부분을 브런치에 쓰고 있고, 그렇기에 브런치의 여러 문제-구현되지 않은 기능들을 알고 있다. 이 문제들은 가끔씩 나를 답답하게 하고 빡치게 하는데, 그래서 한번은 카카오 주식을 산 친구에게 "다 팔아 얘네 일 겁나 못해 망할 삘이야"라고 한 적이 있다. 그놈이 주식을 팔았는 진 모르겠다. (난 주식을 안한다)


내가 판단하기에 브런치는 미완성이고 아직 갈 길이 먼 서비스이지만, 네이버 블로그나 네이버 포스트 등의 다른 서비스들과 비교해도 썩 꿀리지 않는 서비스다. 그게 내가 지금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칭찬만하면 애를 망치는 법.




이 글에선 브런치의 장점을 다루기 보다는 브런치에 구현이 되지 않은 기능들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어떤 블로그에 글을 쓸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이 글을 통해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이용할지 말지 결정하시면 될 거 같고, 브런치 관계자분들은 이 글을 부디 참고해주시기 바란다. 


브런치에 문의를 넣으면 될 걸 가지고 왜 굳이 글을 쓰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다. 피드백이나 문의는 지금까지 몇 회 넣었었다. 그런데 카카오의 문의 시스템이 x같이 불성실하고 자동응답 수준의 대답을 해줬기 때문에 이 글을 쓴다. 물론 이 글을 그들이 볼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각종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건 이용할 사용자들은 보겠지? 내가 쓰는 글들은 조횟수가 작지 않다.


브런치에 없는 기능- 광고, 후원 기능

'우리 서비스를 쓰면 당신에게 이런 게 좋습니다'라는 말을 할 때 보상으로 줄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하고 설득력있는 건 돈이다. 그런데 브런치는 광고나 후원 기능, 즉 돈을 통한 미끼 제공은 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작가를 만들어주겠다', '책을 만들어주겠다'라며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니 글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통해 광고비를 받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브런치 서비스를 피하시는 게 좋다. 네이버 블로그는 애드포스트를 제공하고, 티스토리는 수많은 광고들을 입힐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 방문자수를 통해 돈을 벌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가 최적이다. 둘 중에 절대적으로 무엇이 더 낫다고는 말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다른 글에서 따로 설명하던가 하겠다. (활자 매체를 버리고 영상 매체로 이사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유튜브는 훌륭한 광고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가 애초에 책 쓰는 작가를 섭외하거나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디자인이 필연적으로 봉착할 문제가 하나있다면 브런치가 '책을 만들어주겠다!'하면서 내려주는 동아줄을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거다. 



위의 캡쳐 이미지를 보라. 현재 진행 중인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동아줄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최대 27명이다. 27명을 제외한 사람들은 이렇다할 '보상'을 받지 못한다. (보상을 애초에 원치 않고, 앞으로도 원치 않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브런치 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되겠다)


얼마나 많은 기존의 브런치 사용자들이 브런치가 내려주는 동아줄을 잡기 위해 브런치를 이용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브런치 서비스로 새로운 이용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해(1) 그리고 브런치의 기존 유저들을 유지하기 위해선(2) 더욱 그럴듯한 보상을 제공해줘야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작가 타이틀'과 이쁘장한 글이 나오게끔 해주는 글쓰기 툴이 제공해주는 '감성' 따위로는 장기적인 고객 유치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나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책을 내지 않은 자들에게까지 쓰일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고 브런치도 나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본다. 그래서 글을 쓸 수 있는 권리만 주어져도 '작가'라 불러주는 거겠지. 그렇다면 브런치는 책을 내지 않는 이들도 글을 쓰면서 일종의 보상을 받을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한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돈이 아니며, 가치없는 글이 돈을 받는다고 가치있는 글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브런치가 글쓰기 툴을 제공한다면, 아니, 단순한 글쓰기 툴이아닌 글쓰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라면 무엇이 '작가'들이 글을 쓰는 데 동기부여를 해주는 지 치열하게 고민해야한다. 카카오는 현재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가? 내가 둔해서일지 모르겠으나 브런치 서비스에선 그들의 고민이 느껴지지 않는다.


광고 시스템이 어렵다면 후원 베너 정도를 만들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해줘도 된다. 지금은 사라진 기능이지만 한 때 티스토리는 <밀어주기>라는 서비스를 제공했었다(위 사진). <밀어주기>는 딱히 흥하지도 못하고 곧 종료되었다. 나는 다음(Daum)이 <밀어주기>를 통해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 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얻은 교훈이 브런치 서비스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준 거 같기 때문이다. 


<밀어주기>의 어떤 문제 때문에 <밀어주기>를 종료했는 지는 모르겠으나, 티스토리는 <밀어주기>를 없애기보다는 개선했어야되고, 설사 없앴다고해도 더 나은 서비스를 재개했어야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티스토리는 <밀어주기>를 종료한 뒤 개선된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궁금한 거다. 대체 어떤 교훈을 얻었기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다음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 것인지. 브런치에 후원 시스템을 넣지 않는 것도 그 교훈의 영향일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현재 후원 시스템을 지원하는 몇가지 서비스들은 다음과 같다. 대안언론매체 직썰이 기고요청을 해오면 나는 가끔 내 글을 기고하는데, 거기에는 후원 베너가 들어간다. 내가 브런치에 쓴 글을 직썰이 기고요청을 했었고 직썰은 아래의 글을 업로드했다.




직썰의 링크에 들어가면 후원 베너가 나타난다. (웹사이트의 광고를 사라지게 하는 애드온을 사용중이라면 후원 베너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위의 글을 통해 현재까지 87000원을 후원받았다. 미디어오늘에도 글을 기고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기사의 아내에는 후원 베너가 있었다. 사실 미디어오늘의 모든 기사에는 후원 베너가 들어가 있다. 기사가 마음에 드는 자는 작성자에게 후원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후원시스템은 오마이뉴스에서도 지원한다. 후원하는 자가 얼마나 많으며, 후원하는 금액이 얼마나 많은 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후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놓았다는 게 중요하다. 이는 글쓴이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시스템을 정비하는 동시에 구독자에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브런치에 없는 기능- 댓글 차단 기능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해서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유튜브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 중 하나는 댓글 기능이다. 네이버나 유튜브는 댓글창을 제공하고, 브런치도 댓글창을 제공한다는 점에선 함께한다. 그런데 브런치가 제공하지 않는 기능이 있으니, 댓글창을 아예 없애버리는 기능이 그것이다. 아래의 유튜브 캡쳐를 보라.


"댓글을 달 수 없는 동영상입니다"

애플의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들에는 댓글을 달 수 없다. 이는 업로더에게 유튜브가 제공하는 기능이다. 동영상의 감상자와 소통을 할지 말지에 대해서 콘텐츠 공급자에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옵션은 네이버 블로그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그런데 브런치는 댓글창을 삭제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댓글을 환영하는 글쟁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글쟁이가 그런 선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서비스는 가능한한 많은 사람을 배려하도록 디자인되어야한다. 


브런치 딴에는 "소통의 브런치!"를 밀고 싶어서 댓글을 통한 소위 소통을 강제하려는 걸지도 모르겠는데, 이는 콘텐츠 공급자(=업로더)에게 선택권을 줘야하는 부분이고, 그게 지금 인터넷 서비스의 거대한 트렌드다. 에어비앤비나 인터파크같은 서비스에서 상품 공급자에게 '리뷰'를 못하게 리뷰창 삭제 옵션을 제공하는 건 문제적일 수 있지만, 브런치의 글은 그런 성격의 콘텐츠를 다루는 것도 아니다. 브런치팀은 이걸 의도한걸까 아니면 이런 기능을 넣을 기술력이나 인사이트가 없는 걸까?


브런치에 없는 기능- 유저 차단 기능(블랙리스트 기능)

특정 글에 댓글창을 삭제하는 옵션을 브런치가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앞의 내용이었고, 이 부분에서는 특정 유저를 차단하는 기능에 대해서 다룬다. 브런치는 이 기능마저도 제공하지 않는다. 딱히 유쾌하지 않은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을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악플러가 댓글을 달면 사용자는 그 댓글들을 일일이 삭제해줘야한다. 그리고 차단기능이 없기 때문에 그 악플러가 내일 또 나타나서 댓글을 다면 또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만약 차단 기능이 있다면 악플러는 내일 나타나지도 못했을 거다. 아니, 나타날 수는 있다. 댓글은 못달겠지.



유저 차단 기능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제공하는 기능이고, 티스토리에서도 제공하는 기능이다. 차단이라는 기능은 애초에 콘텐츠 공급자를 '불쾌'로부터 거리를 두게 해주려는 기능이다. 즉, 서비스를 즐겁게 이용하게끔 만들기 위해 고안된 기능이다. 블리자드의 게임들-<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오버워치>들이 모두 손쉽게 다른 유저를 차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런 기능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텀블러에서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참고로 각각의 서비스에서 차단 기능은 다르게 기능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한 유저를 차단하면 차단된 유저는 차단한 유저의 게시글들 일체를 볼 수 없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누군가를 차단해도 차단된 유저는 여전히 차단한 유저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다만, 차단된 유저는 차단한 유저를 팔로우할 수 없고 댓글도 달 수 없다. 한편, "스토리 숨기기" 기능을 쓰면 상대가 '나'를 팔로우하는 것은 유지되지만 '나'의 게시물 일체가 보이지 않게 된다)



브런치에 없는 기능- 내 게시글 검색 기능

만약 당신이 쓴 글 중에 하나를 검색하고 싶다고 해보자. 그리고 당신의 글 중에 하나엔 "애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네이버 블로그를 쓰고 있다면 당신의 블로그에 들어간 뒤에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내 글 중에서 "애교"가 들어간 글들이 검색된다. 



그런데 브런치는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내 브런치에 들어간 뒤에 "애교"를 검색하면 브런치 서비스에 업로드된 모든 글 중에서 "애교"라는 단어가 제목에 입력된 글들이 검색된다. 즉, 브런치는 "내 글 중에서" 검색하는 기능 자체가 없다. 이런 기본적인 기능이 없는 게 말이 되나. "beta"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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