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편지 #9
Dear Myself,
오늘은 슬픈 날입니다.
친구를 바다에 보내야 했거든요.
어릴 적 동네 친구로 교회도 같이 다녔던 친구입니다.
부모님들도 교회집사님들이시라 서로 친해서 가족끼리 여행도 다니곤 했죠.
공부도 잘해서 치대 진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학과 여행 중 괴산에서 야영을 하다가 비가 오면서 강물이 불어났고 거기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야영했던 사람들과 함께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본 게 대학교 입학 후 처음 스무 살이 되어 소주 한잔 걸쳤는데 불과 몇 달 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네요.
제 이빨은 자신이 책임지다고 하던 그 녀석의 웃음이 잊히지 않습니다.
대천 바다가 보고 싶다고 놀러 가자고 했던 그 친구의 마지막 이야기를 집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하얀 가루가 되어 그가 보고 싶어 했던 대천 바다로 보내줬습니다.
무엇보다 더 정말 슬펐던 건 한 명의 삶이 그 작은 그릇에 다 채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가슴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지금도 골목길에서 놀던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영원히 스무 살 그 모습으로 기억되겠죠.
더 이상 편지를 쓰기가 힘드네요.
여기서 펜을 놓을까 합니다.
오늘은...
잠들지 못할 거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1997년 어느 여름날
From Myself
사랑했던 나의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뉴에이지라는 장르를 아주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중에 좋아하는 뉴에이지 뮤지션이나 팀을 꼽으라면 나는 항상 Accoustic Cafe를 언급하곤 했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 트리오가 주는 묘한 매력이 귀를 황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 팀은 사실 정규팀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프로젝트 팀으로 팀의 리더인 Tsuru Norihiro를 제외하곤 멤버들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독특한 건 X-Japan의 보컬리스트인 데야마 토시미츠, 즉 토시가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Label: 산토끼 뮤직
Title: For You Tears
Released: 2009
Hiranuma Yuri - Piano
Tsuru Norihiro - Violin
Karasawa Ayako - C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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