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끄적거림

신에게 물었다.

by 지안

"저에게 진정한 사랑이 언제쯤 찾아올까요?"

신에게 물었다.

'말해줄 수가 없구나.'

신이 답했다.

"그럼 진정한 우정은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요?"

'그 또한 말해줄 수가 없구나.'

"그럼.. 꿈은요? 제 꿈을 언제쯤 이룰 수 있나요?"

'아쉽지만, 그 역시 답해줄 수가 없구나.'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푹 쉬고,

투정 어린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럼 도대체 저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게 뭔가요?

당신은 모든 것을 창조하신 분이 아닌가요?

세상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이 아닌가요?

온갖 질문들에 기꺼이 답할 수 있는 분이 아닌가요?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며,

기꺼이 기도드리는 분이 아닌 건가요?"

신은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사랑에 빠지고, 우정을 찾고, 꿈을 이루는 일은

네가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면

언제든 충분히 이룰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시대에 태어나

이 순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너의 노력이 가상하다 해서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그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내가 너에게 단호히 알려줄 수 있는 사실은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

너의 삶에 질문하고 있다는 것.

오직 이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편지 세대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