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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Jan 15. 2020

꽃보다 쌀

2020년 1월 14(화)-퇴사 후 14일    


2019년 12월 중순, 독립출판물을 내고 동네 서점에 입고 하느라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나 혼자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체국에 책 발송하러 갈때도 우편물이 많아서 발품으로 2, 3번씩 왔다갔다 한다. 그렇게 혼자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무언가 보상 받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얼마 전, 아는 분 작품 전시회에 아버지께서 꽃을 보냈다. 그걸 알고 보고 묘한 질투심이 났다. 나도 독립출판물도 냈고, 직장도 계약이 만료되기까지 열심히 다니고 퇴사하는데 난 아무것도 없나. 아버지께서 기다려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지난주 드디어 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저는 뭐 없어요?”    

“꽃 사줄까?”

오예! 드디어 내가 원한 질문이 나왔다. 그러다가... 잠시 생각한다. 연말에 센터 친구들이 공연할 때 한 송이씩 꽃을 선물하러 꽃집에 갔었다. 장미꽃 한 송이에 3천원을 달라고 했다. 평상시에는 1천원이면 샀는데... 요즘 시즌이 꽃이 값나가는 시즌이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난 아버지의 질문에 고민 끝에 답했다. 


“꽃 말고 쌀 사주세요.”    

현실적인 대답을 했다. 꽃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쌀은 사두면 오래 먹을 수 있고 백수인 나에게는 꽃보다 쌀이 나았다. 꽃도 나중에 시즌 아닐 때 몇 송이만 사거나, 이 동네 꽃이 천지인데 지나다니면서 보면 되는거지 뭐. 


그렇게 난 꽃을 보듯 쌀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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