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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Feb 27. 2020

공황장애 짬밥이 몇 년인데...

2020년 2월 26일 – 나로 살기 57일째    

  

어제 글로 썼던 것처럼 지금 어수선한 시기로 인해 공황장애 예기불안이 왔다. 몸이 움츠려들고 식은땀이 나면서 몇 십분 힘들어하다가................................또극복!!!!!

나중에는 짜증이 났다. 내가 공황장애 짬밥이 7년인데 코로나로 인해 나 스스로 불안을 쌓아두는 것. 그것을 이기지 못한다는 게 짜증이 났다. 그래서 TV를 끄고, 핸드폰을 멀리 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에 사는 차 있는 분을 불러서 함께 카페로 갔다.     


몇 개월전에 방송에 나왔던 카페인데 이영자님이 망고 쥬스를 마시던 곳이였다. 왠지 몇 개월 지났으니까 손님이 덜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망고 쥬스를 주문했다. 우리가 카페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 정도. 카페 직원분이 평일에는 8시까지만 영업을 해서 테이크 아웃으로 준비해주겠다고 했다. 그럼 우리집에 가져가서 마시면 되니까 흔쾌히 오케이를 하고 주변 경치를 구경했다. 음료가 나왔는데... 어머나. 망고가 통째로 들어있다. 이것을 내가 흘리지 않고 집까지 가져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같이 동행한 분은 차를 운전했고, 나는 그 분 몫까지 두 잔을 손에 들고 차 안에서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 보기 좋게 결국 하나를 떨어뜨렸고, 망고 쥬스 하나를 한 입도 못 먹고 버리게 되었다. 한 잔에 9,900원. 백수치고 비싼 값을 주고 기분전환 할 겸 주문한건데... 너무 속상했다. 결국 집에 와서 하나 남은 망고쥬스를 동행한 분과 나누어 마셨다. 그러면서 망고 쥬스를 떨어트린 일을 우울하고 불안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생긴 듯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망고 쥬스 엎은 일을 올렸더니, 그 카페 주인분이 다음에 오면 한 잔 무료로 주신다고 했다. 역시... 우울해하지 않기를 잘했어. 그렇게 즐거운 에피소드를 추가하게 되었다.     


어느새 공황장애 예기불안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집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당분간 갑갑하겠지만 집에서 못다한 일들을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겹겹이 쌓인 내 방 옷 정리, 안방정리, 다기세트 닦기, 간단한 스트레칭 하며 살기, 등등 무언가 하고자 하면 또 안에 길이 보인다. 어둠속에서도 익숙해지면 조금씩 보이는 게 있으니까 말이다. 어둠 속에서 떡을 써는 일은 못하지만, 하루를 살아가며 희망을 꿈꾸는 일. 그건 해볼만하다. 또 나만의 노력을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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