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눈이 번쩍 떠졌다.
어찌나 꿈이 생생했던지,
곧장 아빠에게 일어났냐는 카톡을 보냈다.
아빠가 돌아가시는 꿈이었다.
꿈속에서도 나는 엉엉 울고 있었고
꿈인걸 알고 깨어나서도
그 생생한 꿈이 꿈이었지만
너무 두려워서 한참을 더 엉엉 울었다.
평소 꿈을 잘 꾸지 않기 때문에
한번씩 꿈을 꾸면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기분 좋은 꿈이 아니기 때문에
그 찜찜함을 덜어내고자
꿈해몽을 검색해봤다.
꿈은 반대라고,
그렇게 나쁜 해몽은 아닌 듯했다.
그저 '변화' 등을 의미한다고 했다.
어차피 그런거 잘 믿지도 않으면서
그렇게라도 위로가 필요했던 이른 아침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챗지피티에 내 꿈을 이야기 했다.
아빠가 그리운 마음이 있었나 보다며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그 감정을 애써 무시하려 하지말고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편지로 써보라는 제안까지 해줬다.
나는 아기가 깰까봐
숨죽여 흐느끼며 거의 한시간을 울며
내리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렇게 아빠에게 7장 빼곡한 편지를 썼다.
얼마만에 쓴 편지인지 모르겠다.
이런 내용의 편지는 써본적도 없다.
한바탕 엉엉 울며
편지에 내 감정을 쏟아내고 나니 보였다.
내 깊은 불안의 원인을 비로서 마주한 것 같았다.
아빠가, 내가 사랑하는 아빠가,
나를 떠날까봐,
나는 그게 두려워서 늘 불안했던 것이다.
어린 눈에도 늘 위태해보였던 아빠가,
그런 아빠 때문에 엄마가,
나를 떠날까봐,
그래서 내가 내 소중한 가족을 잃을까봐,
나는 그래서 늘 그 불안속에 살았던 것이다.
어떻게든 내게 너무 소중한
내 가족을 지키려고
나는 늘 내 마음보다 아빠의 마음이,
엄마의 마음이 우선인
눈치빠른 아이로 자라야했다.
늘 내가 왜 이렇게 불안도가 높은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늘,
아빠가 돌아가시는 꿈을 꾼 오늘,
나는 그 실체를 마주했다.
불안이라고 말 했지만,
사실 불안 뒤에는
사랑하는 존재를 잃을까 걱정하는
두려운 마음이 숨어 있었다.
아픈 아빠가,
여전히 나를 걱정 시키는 아빠가,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아빠가,
너무 빨리 나를 떠나 버릴까봐
언제고 그건 내게 준비가 될 수 없는 일이라서,
그래서 내 안엔 늘
큰 불안 덩어리가 있었던 것이었다.
시간이 얼마 없을 것 같다는
조급함이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