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누구나 한 번쯤 자신만의
꽃을 피운다

직업의 이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만의 꽃을 피운다     


코로나로 삶이 힘들어진 요즘, 일도 마음도 모든 것이 고인 물처럼 답답한 느낌을 주곤 한다.

뭔가 돌파구도 있고, 삶을 바꿀 수 있는 단초도 있을 듯한데,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우물쭈물하며 마뜩치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선인의 지혜가 아닐까 싶은데, 마침 내 메모장 한 켠에 적혀 있는 이 말이 눈에 들어온다.     

[유수지위물야 불영과불행(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_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맹자_진심 上편 중에서)]     


솔직히 나는 맹자를 읽어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이야기는 맹모삼천지교나 좋은 일부 문구 같은 파편화된 지식이다. 제대로 읽으려니 너무 힘들 것 같고 시간이 많지 않다는 변명으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문구는 꽤 인상에 남았나 보다. 이렇게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흐르는 물과 고인 물은 반대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또한 운명처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흐르는 물이 항상 흐를 수도 없을 것이고 고인 물이라고 그 운명이 그대로 끝나란 법도 없다.

삶이 일련의 과정일 때 흐르는 물은 때로 고인 물이 되고, 고인 물은 때를 만나 흐르는 물로 변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그 채우는 시간이 없으면 흐르는 물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력을 보다 보면 누군가는 참 형편없이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한다. 나도 그랬고, 내 주변의 지인들도 이런 친구들이 많다.(관련 이야기로 이전에 썼던 ‘그냥 흐르는 시간은 없다’란 글을 링크해 본다.  https://projob.tistory.com/528)


그 시기를 거쳐 누군가의 말처럼 ‘한번은 나의 꽃도 피는’ 시기를 경험하게 된다. 예외도 있겠지만 대체로 자신만의 웅덩이와 자신만의 개화 시기를 한 번쯤은 만나게 되는 것 같다.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꽃과 같이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는 고난의 시기 뒤에 오는 짧은 순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누구나 자신만의 화양연화를 한 번쯤은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적어도 나는 그런 믿음을 갖고 사는데, 내 주변에는 이런 분들이 꽤 있다)     


꽃은 반드시 핀다는 믿음, 그리고 한번도 아니고 때가 되면 수시로 필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한게 아닐까?


확실히 직업도 삶도 호흡이 길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 내가 혹여 힘들고 괴로운
정체의 시간을 지나더라도 너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이 적절한 시간과 노력으로 그 깊이 팬 웅덩이를 넘어설 수 있다면 또 다른 아름다운 흐름의 물길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혹은 일신상의 어떤 이유들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주문처럼 한번 외워봐도 좋겠다.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채워지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마치 한국어의 ‘수리수리마수리’, 영어의 ‘abracadabra’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마술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클래스101? 한번 도전해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