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조차 경쟁을 멈춘
어둠 속을 파고드는
지하철의 한구석에서
지쳐있는 어떤 이가
깊이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흐느낀다
무엇이 그렇게 너를
힘들고 아프게 할까
찾아가서 묻지도
다가서지도 못하고
흐느끼는 어깨의
감정을 듣는다
꿈을 잃은 걸까
경쟁에 지친 걸까
그저 살기를 바라는
소박한 바람일까
모두가 보는 이곳에서
아무도 모르길 바라는
참고 참는 어깨에
무엇이 너를 거기로
눈물조차 감출 수 없는
이곳으로 내몰았을까
나의 이 마음과도
너의 그 아픈 마음이
우리 어쩌면 같을까
너만 아픈 게 아니라면
나도 이렇게 아픈 거라면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