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난 후의
후덥지근한 거리를
끊임없이 걷는다
복잡한 머릿속은
뜨거운 공기와 함께
복닥복닥 끓어 넘친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은 내 능력으론
막아낼 재간이 없다
주변 가게에 들러서
급하게 손수건을 산다
흐르는 땀을 막을 순 없어도
젖어버린 몸을 닦을 순 있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이와 같을까
밖을 거닐면 흐를 땀을
피할 순 없지만
닦아낼 순 있듯이
살면서 오는 불안을
피하려 숨는 것보다
그냥 닦아내기로
숨지 않기로 다짐하는
뜨겁고 습한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