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휴일입니다
늦잠을 자고 꾸물거리다
해가 지고 나서야 집 밖을 나서기로 합니다
대충 챙겨 입고 카메라도 챙깁니다
요즘은 어딜 가든 카메라와 함께합니다
집 밖을 나서자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있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름이었습니다
오늘은 아무리 둘러봐도 모두 긴팔에 가을옷차림입니다
나만 혼자 여름옷을 입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바뀐 걸까요
사람들이 빠르게 변화에 반응하는 게 신기할 뿐입니다
매일 세상을 여기저기 체크하는 걸까요
나는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사느라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습니다
매일 걷던 거리지만 오늘도 다른 바람이 붑니다
카메라를 꺼내서 담아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배운 게 있습니다
사진은 잘 찍는 게 아니라 좋은 걸 찍는다는 겁니다
좋은 곳에 들어가 좋은 것을 마주하고
그것을 프레임 안에 담는다는 점입니다
좋은 사진은 좋은 곳에 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게 좋습니다
언제나 나를 좋은 곳과 좋은 사람에게 이끌어줍니다
나의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는 걸 느낍니다
아직도 그 열기가 채 식지도 못했습니다
여러분의 여름은 이미 지나가셨나요
그 뜨거웠던 열기가 식지 않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바람에도 나는 여전히 여름에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