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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달 Oct 05. 2024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흐린 새벽에

가장 빛나게 피는 수증기처럼

따뜻한 물에 한껏 씻어내어

아무것도 남지 않을 복숭아처럼

예쁘다 예쁘다 말해주었고

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잠시 세상의 기준이 부질없다

그 너머의 마음을 보고자 했던 때

예쁘다 예쁘다 말해주었고

는 정말이냐고 물었습니다


랑을 믿었던 앳된 마음과

사람을 믿었던 아직은 어렸던

예쁘다 예쁘다 말해주었고

는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녀는 내게 물었습니다

정말 자기가 예쁘냐고 다그쳤습니다


내가 예쁘다고 말해줄 때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는 미소가

예쁘다고 했습니다


네가 젓가락을 쥘 때마다

찡긋하는 미간이

예쁘다고 했습니다


서툰 사랑표현에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라볼 때

예쁘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내게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이

예쁘다며 안아주었습니다


예쁘다는 말은 주관적입니다

나는 그것을 깨닫고 행복해졌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믿는 게 내 세상이 된다고

예쁘다는 건 그 의미가

나를 넘어서 우리에게 있다고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어야

누군가를 맘껏 사랑할 수 있다고


나는 궁금한 게 있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예쁜 사람은

어느 시절의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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