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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

by 가현달

바다 같은 공기를 마시며 잠수복을 입고

홀로 조용히 가라앉았습니다

둘이 해야 하는 게 세상사 이치지만

뭐 내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바다는 그 심연을 감추려는 듯 더 깊이 갈수록

그 어두운 장막을 두르고

내 눈을 덮었습니다


바다는 착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나는 그래서 바다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매일이 전쟁이고 부대끼는 나날들이지만

바닷속은 언제나 춥고 배고니다


이제 더 깊이 내려 가라앉습니다

그것은 먹기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의 숙명

그리고 착한 마음의


희미해져 가는 의식뒤로 나를 부르는 건 따뜻한 사명

둘이 해야 한다는 게 세상사 이치지만은

뭐 우리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그것은 먹기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숙명

결국은 착한 마음들의 대가


이제 슬픔은 남은 자의 몫

이 세상 편함은 나의 몫

선량한 마음들은 깊은 바닷속에 감추고

오늘도 세상은 평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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