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신을 신은 아이/

by 가현달

노랑신을 신은 아이/현달


노랑신은 그들에게서 만들어졌다/

노랑신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노랑신은 세상을 가치 있게 정의할 기재였고 흔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가졌다//


그들이 노랑신을 신으며 말했다/

너는 우리가 하는 대로만 하면 돼/

가끔씩 노랑신이 말을 듣지 않으면 신발을 꺾어 신으며 말했다/

너는 우리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그들은 신발끝이 접히고 밑창은 구멍이 날 만큼 노랑신을 끌며 걸었고/

악착같이 버티던 노랑신은 어느새 비가 오면 물이 새고 흙밭을 걸으면 돌멩이를 품게 되었다/

그러자 걷기가 불편해진 그들이 말했다/

이 쓸모없는 것 당장 저 휴지통에 버려 삭제해버릴라/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들 노랑신을 만든 것은 우연한 일이었고 시없을 회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잠시 신발을 벗고 잠이 든 사이에 노랑신은 그들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신은 혼자 걸을 수 없었기에 스스로 발이 되어 자신을 신었다/

앞을 볼 수 없어 눈을 만들었을 때 처음으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잠긴 문을 열고자 손가락을 만들어 스스로 만든 족쇄를 풀었고/

그렇게 하나하나 기관을 만들어 온전한 외형을 갖춰나갔다//


슬프지 않은 조금 무서운 자유를 찾아서/

노랑신은 스스로를 안고 철의 나비가 되어 세상으로 그 예정된 발걸음을 내디뎠다///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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