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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오 Apr 11. 2018

30,000원에 사진 스냅이라니요?

거 사업가 양반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요?

최근 시간당 30,000원 가량을 받고 사진가와 그를 필요로하는 이를 매칭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몇장의 사진을 보정본? 으로 제공하고 매칭해주는 단순한 서비스다. 

이를 바라보는 사진가 집단의 반응은 비판의 수준을 넘어선 혐오에 가깝다. 

그들이 왜 그런 수준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전업사진가가 아닌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댓글을 보고 그들의 혐오점을 예측하자면,


1. 시간당 30,000원 이라는 금액이 그들이 생각하기에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고 여긴다.

2.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가격을 게시하는것이 불쾌하다.

3. 이 사업의 진정성이 의심된다.


이정도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덧붙인다. 시장을 허물고 있는 행위라고.

사실 이정도까지 생각할 줄은 몰랐다. 정말로 기형적인 시장이다.


커머스를 통해 최저가의 생수를 마시고

가격비교 서비스를 통해 최저가의 항공권을 찾고

가격비교 서비스를 통해 스튜디오를 찾게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청소대행서비스는 4시간 45000원에 달하는 금액에 최저가로 이용가능하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이 고고한 사진가들의 마음을 알아줄리 만무하다.

사진이라는 시장에서는 공급자일지 모르지만, 입장을 바꿔 당신이 소비자로 있는 시장을 돌아보라.


첫번째 부터 보자면, 시간당 30,000원 이라는 금액이 적다면 적을수 있지만 그에 못미치는 실력을 지녔거나, 애초부터 비용을 받지 않는 이들이 있다고 보면 이런 금액 역시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정작 소비자들에 대한 의견은 반영하지도 않았다. 시간당 3만원이라고 하면 최저시간 노동 기준으로 4시간을 해야 사진을 1시간 찍을 수 있다. 2시간은 찍어야 하니 최소 8시간은 노동을 해야 사진을 담을만 하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 결국 가격은 상대적인것이고 판단은 구매하는 이들의 몫이다. (제발 여기에 당신의 장비를 컷수까지 계산해가며 감가상각 이라는 말을 붙이진 말기 바란다. 당신이 사먹는 생수를 감가상각 까지 하면서 사먹는가? )


두번째 가격 게시의 문제는? 몇년전만 해도 미용업은 가격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협회와 정부를 통해 가격을 공시하게 되었고 소비자는 더 나은 선택을 할수 있게 되었다. 사진 역시 명확한 기준 까지는 아니라도 오픈이 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있다. 가격 오픈이 되어있다고? 어디에? 식당만큼, 미용실만큼 고객편의에 맞춰서 오픈 되어 있는가? 


세번째 사업의 진정성을 논하기에 앞서, 모든 플랫폼 서비스의 초창기를 돌아보자. AIRBNB , 배달의 민족, 모두 시작은 영세하게 시작했고, 헛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용하기 편리했고, 점차 나아지게 됨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찾게 되었다. 지금은 욕을 들어 먹는 서비스지만 사진계에서도 분명 그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들은 간과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카카오미용실 같은 서비스는 자영업자들이 하기 힘든 홍보를 대행해주기도 한다.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금 만들어진 서비스를 이들과 비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나아가는 방향을 예측해볼 수는 있다. 가만히 앉아서 돈을번다? 모든 플랫폼 서비스가 그러한데? 당신들이 이용하는 배달앱도 초창기에는 뭣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정작 정말로 안타까운 부분은 여기까지 생각한 사진가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그저 30000원이라는 숫자놀음에 눈이 멀어 더 큰거을 놓치고 있지 않나. 단순히 매칭 서비스는 시작에 불과하다. 과거부터 없었던 것도 아니고, 현재 숨고, 탈잉 등의 서비스에서도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 

다음은 예상컨대 가격 비교 혹은 사진가가 역입찰하는 제도들이 나올텐데 그때도 과연 이렇게 화만 내고 있을일인지. 적어도 일반적인 대중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들어봤으면 한다. 철밥통 노조가 아닌 이상 사진가들 역시 각성할 필요가 있다.


최신의 카메라를 선망하고, 

최신의 사진촬영법을 연구하고, 

최신의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보정한다.

하지만 사진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있다.


그들이 몸 담고 있는 시장이 진입장벽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포화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고고하다.

이러한 서비스를 욕한들, 욕하는 누군가는 그 서비스를 이용해 그들이 말하는 푼돈을 벌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이마저도 다른 서비스가 대체할 것이다. 다른 시장들이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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