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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밤 Mar 23. 2021

혼자노는기록#8) 미슐랭 식당에서 점심 먹기


벌써 12월이 되었다.

작년 12월 2일에 두번째 직장에 첫발을 내딛고 새로운 일과 수많은 낯선 사람들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한 해를 보냈던 것 같다.

이렇게 고생한 나에겐 좋은 식사를 대접해줘야 마땅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왕 좋은 거 먹기로 한 거 그 유명한 미슐랭 식당을 도전해보기로했다.


그런데 퇴근하고 먹기엔 디너가격이 런치가격에 무려 3배...

도저히 그건 감당이 안 돼서 연가를 내고 점심을 예약했다.


내가 예약한 곳은 서초동에 위치한 파인다이닝이었다.

사실 코스 요리도 처음이라 괜히 혼자 허둥대면 창피할거같아서 사전조사를 열심히 했는데

서버 분이 요리가 바뀔때마다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 지, 어떻게 먹으면 되는 지

다 설명해줘서 만약 나처럼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긴장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바테이블에 앉았는데 분위기도 좋고 맞은 편에 혼자 식사하는 다른 분을 발견해

내공이 모자란 혼밥러의 쭈뼛거리던 마음에도 다소 안정이 찾아왔다.

기분이 업되서 남들이 해보는건 다 즐겨보기로하고 알콜쓰레기임에도 불구하고 와인페어링 3잔을 주문했다.


요리마다 크기가 거의 손가락 3마디 정도 밖에 안돼서 평소 먹는 속도로 먹으면

20분만에 끝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왠걸... 다 먹고 나니 1시간 30분이 흘러있었다.

7코스여서 그랬을 수도 있고, 좋은시간 오래 즐겨보고 싶어서

일부러 천천히 음미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일수도 있긴한데

아무튼 이렇게 혼자 오랜 시간 편안하게 먹어본 건 처음이라 스스로도 놀랐다.


시간이 언제 그렇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정말 재밌는 시간을 보냈는데

맛있는 식사를 한다는 느낌보다 미각,시각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는 느낌이 더 커서

오히려 더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분기별로 스스로에게 사느라 수고했다는 의미를 담아

짧은 여행하는 느낌으로 미슐랭식당투어를 해보고 싶어졌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정보

런치8코스 : 88,000원

와인 페어링 3잔 : 65,000원

=총 15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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