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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문화포럼 Sep 03. 2020

코로나19 이후의 게임 생태계


2020 게임문화포럼 칼럼시리즈 <게임은 게임이다> 게임X생태계 서문. 이정엽 위원 편 ㅣ


코로나19가 게임 생태계에 미친 영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 게임 생태계에 씻기 어려운 본질적인 충격을 주었다. E3 Expo, 도쿄게임쇼, 타이페이 게임쇼,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등 올해 열릴 예정이던 수많은 게임쇼가 이미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했다. e스포츠 역시 롤챔스를 비롯한 많은 대회가 현장 중계 대신 온라인으로 방향을 돌렸다. 게임쇼나 e스포츠는 게임 분야의 대표적인 대면 이벤트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본 분야이다. 또한 코로나19는 게임 콘솔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닌텐도 스위치는 시장에 원활히 하드웨어를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도 마찬가지여서 대규모의 인원이 모여서 제작해야 하는 AAA게임(업계에서 편의상 부르는 게임의 분류. 대형 게임사가 대량의 자본을 투자하여 주로 멀티플랫폼으로 발매하고, 수백만의 판매량을 기본으로 기대하는 게임)들은 출시를 늦추거나 프로젝트 자체를 전면 재검토 하는 사태가 늘어났다.


[그림] 행사를 취소한 <E3 Expo>와 <타이페이 게임쇼>, 온라인으로 전환한 <도쿄게임쇼> (출처: E3 Expo 홈페이지, 타이페이 게임쇼 홈페이지, 도쿄게임쇼 홈페이지)
[그림] <지스타 2020>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 안내문 (출처: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


  사실 게임 산업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탄력적으로 잘 대처한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사들의 1분기 매출은 대부분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엔씨소프트의 경우 분기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항은 사실 게임업계가 그간 많은 서비스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코로나 19 사태의 비대면 국면에서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 업계는 그간 온라인 게임 플레이, 게임 방송이나 중계, 디스코드(Discord) 같은 음성 채팅 툴, 깃헙(Github) 같은 비대면 협업 생산 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온라인에서 게임 생산과 소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가꾸어 왔던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게임 생태계 전망


  게임문화포럼 게임×생태계 분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게임 생태계의 전망을 게임쇼, 인디게임계, 게임방송과 광고, 비평 분야 등 다양한 형태로 다루고자 한다. 이들 각각의 영역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실질적인 영향이 미친 분야이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기업의 AAA게임은 전체적인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오히려 매출이 소폭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인디게임 업계와 게임쇼, 게임 생산 분야는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당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계속해서 가속화 되고 있던 게임업계의 양극화를 더욱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최근의 게임업계는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 광고와 마케팅의 영향이 극대화되어가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구글이나 애플 같은 마켓의 상단에 올라간 피처드(featured) 게임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러한 플랫폼의 피처드 게임 영향이 줄어들고 게임 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게임 방송 시청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게임플레이보다 게임 방송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경우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약 5-6만원 가량 지불해야 하는 AAA게임이나 확률형 아이템으로 상당한 지불을 해야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최근 게임에 대한 반작용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한국 게임시장을 둘러싼 생태계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대기업 게임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디게임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인디게임일수록 마케팅이나 게임 운영이 미숙하며, 홍보에 대한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게임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그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진행할 수 있는 게임 비평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게임에 대한 분석들은 대체로 진행에 대한 공략 수준에 머무르거나, 유튜브에서 흥미 위주의 분석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 게임계에서 비평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자꾸 줄고 있는 것은 여러 게임 웹진이나 전문지들이 그간 비평의 영역을 매우 소홀히 다뤄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결국 이처럼 극단적으로 기울어진 한국 게임 문화의 현상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 더욱 가속화되어 한국 게임업계에 대한 환멸을 키워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한 몇 가지의 사례와 분석들을 통해 한국 게임문화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대안적인 움직임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한국문화콘텐츠학과 교수

2020년 게임문화포럼 투고분과 위원(게임×생태계 분과 총괄)







다른 위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서문_코로나19 이후의 게임 생태계 /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교수 CLICK

 1탄_코로나 시대의 게임쇼 방향과 그 변화 / 이정엽 순천향대학교 교수 CLICK

 2탄_게임비평의 좌표계, 그리고 미래의 비평 / 이경혁 칼럼니스트 CLICK

 3탄_게임은 게임이다 /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CLICK

 4탄_게임하기와 보기 /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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