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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글 Aug 25. 2024

진심으로 다가가자

교단 이야기

첫인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전까지는 사람의  '첫인상'을 믿지 않았다. 첫인상은 그저 그 사람을 알기 전에 가지게 되는 선입견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오히려 '첫인상'만큼 정확한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은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진해진다.


결혼 상대를 고를 때는 어땠나.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상대를 선택할 때 조건이 많다. 경제력, 집안, 성격 등. 형제자매의 인원수, 거기다가 외모는 기본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알고 있는 사람의 좀은 점만을 종합한 '상상 속의 그'를 만든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는 어떤가. 이때는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는 다르다. 저 사람은 또는 저 상사는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한다. 정작 보인은 완벽하지 않은데도 말이다.  금방 헤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직장 생활인데도 뭘 그렇게 따지고 물었을까.



진정성(진심).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이 된 단어다. 적어도 나에게는 가까이 지내고 싶은 사람으로 '픽'하기 위한 제1의 조건이다. 오히려 상대방의 실수는 괜찮다고 본다. 하지만,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도저히 가까이 지내기가 어렵다. 누구나 사람을 선택하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이렇다.


그 사람의 말, 행동, 눈빛 그 외 비언어적 요소들이 '진정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판단하게 하는 증거다.


교사로서 만나는 제자들은 나를 정확히 판단한다. 내가 그들에게 진심인지 아닌지를 잘 안다. 한편으로는 이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무서운 선생님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이를 사랑하고 꾸중하는 선생님의 진심을 본다는 사실을 교직경력 10년이 지나고 알았다. 교사가 아이를 생각하고 사랑한다면 그들은 그 선생님에게 마음을 연다.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내 아이를 아끼는 교사가 하는 말에는 거부감을 버린다. 진심 없이 말하는 교사의 말에는 반발한다. 이런 현상 또한 당연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학부모 상담을 할 때는 일단 부모님과의 레포를 형성한 후 진심을 다해 아이에 대해서 말한다. 그렇게 하면 예민하거나 불편한 상황에서도 상담은 원활하게 진행된다. 30년 가까운 내 교직생활이 이를 증명한다.   


아이들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한다.


우리 큰아이를 보면서 이 생각을 굳혔다. 아이와 학부모는 제자에게 무관심한 교사를 멀리한다. 드물지만 자율을 강조하면서 반의 아이를 두고 보는 교사가 있다. 어떤 방식이든 학급경영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니,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는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러려고 학교에 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아이를 그냥 두고 보는 교사는 스스로를 조금 돌아보면 좋겠다. 그분도 아이를 사랑할 테니 말이다.  


'진심으로 다가가자.'


어떤 말과 행동을 하든 이것이 정답이라고 여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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