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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연구자 김정태 Oct 07. 2021

이상한 나라의 메타버스, 'MS·페이스북' 동상이몽

한국 젊은 층 62%가 '메타버스'를 '키워드장사'로 보고 있다.

메타버스 연구가 한국에서 이미 17년 전에 한 창이었다. 그때 K-메타버스를 이끌었던 연구자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어 반갑다. 이제야 진정한 메타버스의 담론이 깊어질 것일 테니 말이다.  


그간 메타버스의 열풍을 이끈 이들이 과연 메타버스의 본질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지 궁금하다. 그나마, 1세대 메타버스들이 속속 전면에 나서면서, 과연 누가 '메타버스'에 더 진심인지 호각을 겨룰 태세다. 

메타버스의 열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들이 MZ 세대다.  메타버스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세대가 MZ 세대다. 그런 MZ 세대의 대다수는 '게임'을 한다. MZ 세대의 대부분은 게이머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그렇기에, MZ 세대 게이머들은 메타버스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이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메타버스 사용의 주체인 MZ 세대 게이머들의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하다. 우선, 국내에서 자주 인용되는 메타버스 빅 테크 기업들을 살펴보자.



1.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를 외친 이유


우선, 메타버스 돌풍의 주역은 '페이스북(이하, 페북)'의 CEO다. 페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


라 했다. 신성장 동력이 절실한 페북의 주가 부양 발언이었다는 분석도 많았고, 예상대로 주가는 급등했다. 그런데, 최근 페북의 속 사정은 복잡하다.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는 복잡한 배부사정 속에서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핵심 디바이스인 "오큘러스"의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 등이 페이스북을 떠났다. 설상가상, 페북은 심각한 '윤리의식'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이들은 빙산에 일각일 뿐. 페북의 가장 큰 이슈는 기술 문제다.

최근 페북은 셧다운이 자주 발생한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페북, 인스타그램은 6시간 먹통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페이스북 접속 중단 후 7천만 명의 '난민'을 맞이했다고,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는 밝혔다. 이렇다 보니, 최고경영자 저커버그 입장에선 '메타버스'든 뭐든 타야 할 상황이다.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망할 수도 있다. 



2. MS가 바라보는 '메타버스'에 대한 시선


페북 다음으로, 메타버스의 대표주자로 언급되는 빅테크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이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파이어니어로 치켜세우는 글로벌 테크 공룡은 누구도 반박할 수없이 단연 MS 일 것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MS는 가장 강력한 메타버스 성공의 주역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했다. 

MS CEO는 '게임산업 제패에 올인하겠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또 반전이 있다.


MS의 CEO(최고경영자)인 '사티야 나델라'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산업 제패에 올인(all-in) 하겠다”

고 했다. MS 대표의 ‘게임 사랑’은 '진심'이라고 강조까지 했다.  MS의 게임사업 사령탑은 '리즈 하렌'이다. 그는 페북에서 오큘러스(VR 기기)의 글로벌 마케팅을 맡았고, MS에 와서는 줄곧 콘솔 게임기 X 박스 사업을 맡고 있다. MS의 게임 수장의 미션은 확고하다.  그는 메타버스에 대해

 전 세계 30억 명의 게이머를 한 곳으로 모을 핵심(key) 기술이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라고 했다.


MS와 페이스북은 30억 '게이머'확보를 위해 '메타버스'와 '클라우드'에 주목하고 있다.




3. 국내의 게이머가 바라보는 '메타버스, 너는 누구냐?'


국내 메타버스 전문가(?)들이 우러러하는 양대 빅테크 기업의 핵심이 뭘까?  독자 여러분은 확실히 아시리라. 바로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눈엣가시인 '게임'에 글로벌 양대 빅테크는 '게이머'확보를 위해,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띄운 것이다.


유명 게임방송의 설문결과 62%가 '메타버스'를 '키워드 장사'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떤가? 메타버스와 게임, 본말이 뒤집힌 것 아닌가?  국내의 기이한 '메타버스'의 열풍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차갑다. 

한 인기 게임방송 설문조사(2021.10.7일 기준)를 보자. 메타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9만 5천여 명이 응답했다. 메타버스는 ‘한낱 키워드 장사’라는 응답이 62%이고,  ‘자연스러운 디지털+경제의 진화 과정’이라고 답한 이가 38%이다. 3명 중 2명은 '메타버스'를 '키워드 장사'라는 부정적 인식에 투표했다.



필자의 제자 70명 여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메타버스=게임'이라는 인식이 70%였고, '메타버스=게임과 유사'라는 인식은 93%였다. 결국, 게임 방송의 설문과 대학생들의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에 대한 인식의 결론은


게임과 메타버스는 매우 밀접한 관계인데, 왜 키워드 장사를 하는가!


라는 회의적 반응이다.



4. '메타버스와 게임', 상생이 답이다. 


그렇다고, 필자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평가절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왕에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했으니, 메타버스의 본질인 '게임(화)'와 '메타버스'에 벽을 싸려 하진 말자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이제 막 시작이다. 메타버스를 견인해 온 '게이머'들과 '게임 연구자' 및 '게임 창작자' 등의 게임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메타버스와 게임은 다르다'라는 발표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글로벌 메타버스 Top 2는 오늘도 30억 '게이머'들을 끌어들이려 골몰하고 있다. 이 수단으로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서 말이다. 부디, 정책 입안자들은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의도를 제대로 읽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MS 사장은 '메타버스'출현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다.

게임 시장을 송두리째 바꿀 ‘거대한 트렌드’입니다. 
특히 게임 제작사에 전례 없는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글로벌 메타버스 빅테크 Top 2로 일컬어지는 MS와 페이스북의 '게이머'쟁탈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상한 나라에서는 게임과 메타버스를 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상생하면 된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거두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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