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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보크 Oct 12. 2024

오독(誤讀)

오독(誤讀)      

      

 그랬지, 그랬어

 넌 사랑이라고 말했고

 난 사과라고 말했


 부풀어 오른 풍선껌 같은

 깍둑 썰어 놓은 채무 같은     


 넌 꿈을 꾸었다고 말했고

 난 잠을 잔 거라고 말했


 쏟아지는 잠

 목이 잘린 꿈


먼 데서만 출렁이는 거품 파도

제 거품에 취한 흥건한 파도    

 

 넌 사랑이라 말했고

 난 사과라고 말하


 들러붙은 껌 딱지 같은

 시들시들 말라붙은


 기우뚱 걷는 사과

 목이 잘린 사랑     


사랑에 사과가 박히면

딱지도 베일까 아플까

사과도 부풀어 오를까

흥건하게 춤출까

거품에도 피가 날까

 

무감한 십자가도 간혹은

살아있다고 증명할 만큼의

피 철철 흘릴까  

    

그래도 우리 사랑할까

서툴러도 한 번은 교차 방정식 풀어 볼까    

  

원한다면 해치울 

조금만 아플 게

딱,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을 만큼만     


 여전히 넌 사랑이라 말하고

 여전한 난 사과라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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