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맥아더의 흔적이 많다
동인천에는 자유공원이 있다.
자유공원에 있는 인천 상륙 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 장군 동상
‘그가 아니었다면 이 곳에는 자유가 없었을까. ’
가끔 아주 가끔 아빠를 따라
이 곳에 오면 공원 한 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맥아더 동상이
생경하게 느껴졌지만 어린 시절
전쟁을 경험했던 아빠에게는
꽤나 의미있는 동상이려니했다.
맥아더의 흔적은 자유공원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소풍날, 아이들은
각자 버스를 타고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향했다.
몇몇 아이들은 손에 다마고치를 들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작은 기계.
장난감같이 생긴 그 기계 안에
동물이 자라고 있다고 아이들이 말했다
이른바 동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동물을 자주 돌보지 않으면
다마고치 안의 동물이 죽는다는
희한한 말들.
지희로서는 생전 처음 보는
그 장난감도 신기했고
사람도 아닌데 죽을까봐
시간을 내어 돌본다는
그 발상도 신기했지만
그 사실에 열광하는 아이들도 신기했다.
‘재미있나? ’
죽을까봐 매여서
돌보아야한다는 사실이
지희에게는 굉장히 무겁게 느껴졌다.
'하나도 재미있지 않은데'
지희에게는 재미란 자유로움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
인천 상륙 작전 기념관에 들어가서
여러 전쟁 관련 전시품을 보았다.
여기에도 '맥아더의 흔적'이 있네‘ 했다.
한국전쟁의 치열한 포화 속에서
인천에 미군이 상륙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빠도 당시에 부산에서 피난을 갔었다는
이야기를 간간히 했었기 때문에
인천 상륙 작전이 아빠에게
아빠가 낳은 지희에게는 남자른 의미라는 걸
알고 있었다.
맥아더 장군의 흔적은 또 다른 곳에 있었다.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이 이모네 안방에 걸렸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 집들이 기념으로 안방에 걸어놓은 그 긴 표구에는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이 쓰여있었다.
“주여, 이러한 아들이 되게 하소서.”라고 시작하는
그 기도문을 읽으면서 전쟁 영웅인 맥아더의 이름이
이 액자에 있구나 하며 긴 기도문을 지희는 읽어내렸다.
‘주여, 이러한 아들이 되게 하소서.
그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할 만큼 강하고,
두려움을 직면할 만큼 용감하게 하소서.
정직한 패배 앞에서는 자부심과 굳건함을 지키고,
승리 속에서는 겸손하고 온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소서.‘
‘안락함과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려움과 도전에 맞서도록 인도하소서.
거친 폭풍 속에서도 굳건히 설 수 있도록 하시고,
실패한 이들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 주소서.’
“그의 마음이 맑고, 목표가 높게 하소서.
다른 사람을 다스리려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도록 하소서.
웃음을 잃지 않되,
때때로 눈물 흘리는 법도 배우게 하소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되,
과거를 잊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갖춘 후에는,
스스로를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의
유머 감각도 허락하소서.
진정한 위대함의 단순함과
참된 지혜의 열린 마음,
진정한 강함의 온유함을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