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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Jun 17. 2020

농부의 집

클림트


그래, 보다 

더 고립되더라도 더 위축되더라도

더 깊게 살아야 한다.


'그것'으로 더 깊게

'그 사람'으로 더 깊게

문을 닫아걸고

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지하며

밤의 정수에 닿을 때까지

바깥을 관음 한다.


바깥이란 

온통 구멍 숭숭 뚫린 곳 아닌가

나 보다 우선적으로 저 바깥을

구멍 숭숭 난 곳을 더듬어 내는 일

내가 세계를 구원할 일


며칠 째 문을 닫아걸고

발걸음에 으스러진 풀꽃들이 다시 일어나는 걸 보면서

나무의 상처 난 가지가 아물고 새 잎이 돋는 동안

문을 닫아걸고

세상의 관심 밖에서 

바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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