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오지랖

by 봄의정원

같은 일들이 간혹 반복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직장인에겐 출근과 퇴근

같은 시간에 매번 같은 곳에 내가 있다.

그곳은 지하철!


보통의 출근시간과 같기 때문에

만원까진 아니더라도 앉아서 가게 될 때면 그날은 운이 좋은 편.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은 때

서있기 좋은 문 쪽 한 곳에 붙어서 가는 편이고,

그쪽이 자리 없거나 조금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엔

앉아 있는 자리 중간이나 한쪽으로 서있는 편이다.


어느 날도 보통과 똑같이

아마도 폰을 보면서 무언가 적고 있었거나

책을 보고 있었거나 하면서 서서 가던 날이었다.


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면

다른 사람의 행동들은 눈에 들어오기 어렵다.


갑자기

'저기요. 저기 자리가 있어요!'라고 내 앞에 앉아 계시는 분의 목소리였다.

'아, 네!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하고 그 자리에 앉았다.


성인 남성 2명이 양 옆에 앉아계셔서 그렇게 선호할만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나에게 용기를 내서 자리 있음을 알려준 그분의 마음이 고마웠다.


나이가 들면서 따뜻한 행동들이 괜한 오지랖으로 잡힐까 아니면 괜히 내 속에 민망, 머쓱함이 올라오는 순간들이 생기는 순간들이 있다.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순간이 생길 때 괜히 주위 살펴보고

'여기 앉으세요.'라는 말 대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다른 곳에 서 있기를 택한다.


그리고 위의 경우처럼 내가 앉아있고 자리가 생기는 경우가 눈에 들어와도

난 그냥 입이 다물어진다.


나의 소심함에서 비롯된 행동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말이 안 되지만 그렇게 침묵을 지키며 간다.


사실 침묵보단 '감사의 인사'를 나눌 수 있는 하루의 처음과 끝이 더 따뜻해서 좋으면서도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로 몇 번의 감사한 오지랖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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