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남자의 상경 생존기
나는 못났다.
길을 지날 때, 혹은 지하철 맞은 편에 사람들이 '누가 봐도 못 생겼다' 라고 얘기하며 시시콜콜 단 몇 초, 몇 분 혹은 그 이상 그들의 가십거리가 된다. 나름 기본 옷들이라 생각하고 튀지 않는 옷들을 매치하고 입고 나가도, 그마저도 옷이 더 튀어보이는 그런 외모다.
어릴 때 처음 못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던 건, 중학생 1학년 때 였던 것 같다. 내가 어릴때 소풍 가는 장소는 근처 공원이었고, 그 때 찍었던 단체 사진이 시작이었다. 한 친구가 '야, 우리 엄마가 너 못 생겼대' 라며 기분 나쁘게 이야기했다.
솔직히 그 때는 몰랐다. 일반적인 '미의 기준'을... 그래서 부정하며 화를 냈다. 속상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 엄마에게 '엄마, 00이네 엄마가 나보고 못생겼대' 라고 그대로 일렀다. 당연히 엄마는 나에게 잘 생겼다고 하며 위로해주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얼마 있지 않아 나에게 사과했는데, 공부는 잘했던 편인 나의 엄마 치맛바람이 아마도 영향을 주었으리라.
그 때는 그거로 충분했었다.
그 땐 다들 그렇지 않았는가. '대학가고, 취업하면 다 해결된다' '남자는 좀 못생겨도 된다' 는 부모님이 하는 말에 힘들고, 고된, 학구열이 올라있던 때를 버텼다. 나는 20대가 되면 반드시 돈을 모아서 내 외모를 바꿔보겠다고 무의식적으로 결심했었고, 눈 앞의 목표와 조금 멀리 있는 목표를 바라보며 공부했다. 시간이 흐르면 다 해결될 줄만 알았다.
그리고 30대가 되었다. 내가 원하던 대로 바뀌었냐?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내 결심대로 성형은 했으나, 잘 생겨지진 않았다.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시선과 행동은 같았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K-POP, 아이돌의 유행과 솔직하게 자기 표현하는 시대가 되면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들이 더 많아졌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겠다. (여러분들에게 '오늘은 어떤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욕을 들어봤어요!' 라며 글을 쓴다면 아마 평생 연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글을 쓰는 본질적인 이유는, 나같이 외모로 인해 자존감 낮아진 사람들에게 동질적 위로를 주고 혹은 나같은 사람도 아직까지 살아가고 있음이 당신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나의 타향살이 스토리와 세상을 바라보는 못난 남자의 시선이 앞으로의 연재 글에 녹아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