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쥬를 찾아쥬
한껏 귀를 뒤로 젖힌 이리는 아나의 등 뒤로 숨었다.
오해하고 화를 낸 게 미안하면서도 결국 그 말 하나만큼은 목구멍 안에 걸려 나오질 않는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아나의 꼬리만 만지작대던 이리는 이내 총총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격을 매긴다면,
가장 비싼 한마디는 어떤 말일까?
오백만 원 천만 원이 드는 것도 아닌데,
특히 너한테 만큼은
특히 어떤 순간만큼은
"미안해."이 말 한마디가 왜 이렇게 꺼내기 어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