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그 밖의 이야기들
제주에서는 날씨만 좋으면 아무렇게나 찍어도 좋은 사진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모슬봉으로 가는 길에 찍었던 사진들.
난 아무짓도 안하고 길을 지나고 있는데 어느 하우스 귤밭의 개 두 마리가 나를 향해 거침없이 짖었다.
팻말을 보니 녀석들이 그러는 이유를 알만했다. 아마도 벌써 소중한 새끼들을 멀리 보낸 모양이다. 딸을 키우는 아빠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동했다.
가시가 매섭게 돋친 곧자왈 숲길을 걷는 것이 너무 고생스러워서 밀집모자와 삼다수 페트병을 방패와 검으로 삼고, 종아리에는 스포츠용 버프를 둘둘 감았었다. 남보기 부끄러웠으나 어차피 이 날 숲길을 걷는 것은 나뿐이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현옥식당에서 파는 김치찌개는 아직도 잊지 못하는 든든한 맛을 가지고 있다. 비린내 없는 두툼한 돼지고기가 찌개에 진함을 더했다. 그리고 톳나물 무침과 생선구이가 반찬으로 곁들어진다. 밥은 리필까지 가능한데, 가격은 5천원. 그야말로 입맛과 가격이 안성맞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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