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일상의 따분함이 좀 필요하다.
너와 나는 그럴 필요가 좀 있다. 반복되는 비정상에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 사이에 오늘의 주제가 던져졌다.
"우리 괜찮을 걸까?"
어째서 평범한 것을 택하지 못하고 택하지 않아, 우리는 현존하는 카테고리를 박차고 나왔을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만 할까.
나는 말했다.
"아니. 이러다가는 정말 밥도 못 먹고 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거야."
난 꽤 진지했는데, 너는 더욱 근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밥은 먹고살겠지.
진짜 밥만 먹고 살까 봐 그렇지."
잠시 동안 말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눈을 끔벅이던 나는 빵, 웃음을 터뜨렸다.
"그치. 진짜 밥만 먹고 살까 봐 그렇지."
밥은 먹고살겠지.
천 원짜리 삼각 김밥이든 점심에만 먹을 수 있는 2천 원 짜리 맥도널드 햄버거든. 그게 뭐냐가 문제지.
정말 밥만 먹고 살까 봐 무서운 거야. 나도 가끔은 월급 들어온 주말이면 5만 원 거뜬히 넘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좀 썰고, 내 통장 가벼운 줄 어찌 알고 가끔 신이 강림하시는 새벽이면 13만 원짜리 뮤지컬도 눈 질끈 감고 예약하고 싶은데. 진짜 밥만 먹고 살까 봐. 그게 두려웠던 거구나 나는, 이 생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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