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과 남해에 왔다. 여름 방문은 처음이었다. 낮에 다랭이 마을을 걷고 있는데 온몸이 따가웠다. 가시를 내뿜는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해 양산까지 준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뜨거운 가시에 찔리듯 온몸이 따끔거렸고, 땀은 마치 우리 몸을 식히려는 폭포처럼 쏟아졌다. 피하는 것만이 상책이라고 느껴졌다. 에어컨 밑에서 숨을 돌리고, 실내 위주로 돌면서 저녁을 맞이했다.
저녁엔 치킨을 시켜 간단히 배를 채운 뒤, 발코니 선배드에 몸을 맡겼다. 웃음 짓는 달이 거느리는 하늘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밤의 모습은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넘실거리는 파도가 바람을 타고 짠 향기로 다가왔다. 날리는 머리카락, 살결 위를 스치는 바람. 그 작은 감각들에 집중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과 달을 번갈아 응시하며 사진을 찍었다.
어제 유독 달 사이에 있는 전깃줄이 방해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전깃줄과 달의 모습은 마치 오선과 음표 같았다. 초승달은 8분음표처럼 느껴졌다. 덩달아 나도 오늘 행복했던 순간을 오선에 담았다. 매미와 파도 소리를 담은 청량한 음악 한 편이 만들어졌다.
선배드에 누워 달과 별을 이불 삼아 덮은 밤, 다시 파도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바람을 타고 하늘 위를 유영하듯 떠다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