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의 배경음악은

by 문수인


요즘 집을 천국이라 부르고 있다. 뜨거운 열기 속을 걷다가 집에 들어서는 순간, 찬 바람이 맞이해 주는 이곳이 분명 천국임이 틀림없다. 밖에 나갔다 올 때마다 되뇌는 걸 보면 말 다했지. 시원한 아침, 상쾌하게 준비를 마친다. 집을 나서기 전, 긴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일종의 마음을 가다듬는 작업이다. 뜨거운 공기가 온몸에 덕지덕지 붙는 순간, 길게 내쉬던 숨이 순식간에 얕은 호흡으로 바뀐다. 햇살의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계절의 여름, 나는 번번이 숨 쉬기를 음미하는 것을 실패한다.


자그만 선풍기가 어찌나 위안이 되는지. 얼굴에 불어오는 바람이 그 어떤 바람보다 다정하게 느껴진다. 다정한 마음으로 뜨거운 열기를 맞으면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 개고, 완연한 여름이 되었다. 걷다 보니, 새소리와 매미 소리의 향연이 기분 좋게 들린다. 언제부터 매미 소리가 들렸지? 기억을 되짚어 본다. 폰을 들고 남편에게 곧장 물어보니, 지난주부터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오늘 내가 들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주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나 보다. 어질러진 마음을 갖고 다니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게 된다.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앱과는 다르다. 출퇴근길, 이어폰은 분명히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가끔은 이어폰을 가방에 넣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연의 소리는 계절이 마음에 건네는 가장 다정한 배경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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