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나루실험실 #기획일기
광진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지역문화 사업 <광진 문화연구소>가 어느새 5년차에 접어들었다. 2017년 ‘광진 문화 나루터’라는 이름으로 처음 지역을 마주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을 마주하게 되었다. 광진문화재단은 <광진 문화연구소>를 통해 틈새공략 프로젝트, 작당모의 프로젝트, 나루사이 프로젝트, 나루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기획자, 문화/예술 공간 및 단체를 찾고 발굴하는 ‘틈새공략’, 발굴한 이들을 인터뷰하고 지역 곳곳에 소개했던 월간지 ‘나루사이’, 지역 문화 주체들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하나의 모임이 된 ‘작당모의’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지역 문화 주체가 직접 지역 문화 프로젝트를 기획/실행하는 ‘나루 실험실’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과 문화/예술로 호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과 문화/예술로 호흡하기 위해 노력
2017년부터 2018년까지는 광진구의 문화 주체를 발굴하기 위해 힘써왔다면,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발굴한 지역 문화 주체를 지역에 공유하고 지역 문화 주체 간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해왔다. 그렇다면 올해는? 맞다.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나루 실험실’의 해이다. 올해는 지난 4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해 온 <광진 문화연구소>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역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 볼 예정이다.
이 여정을 함께 떠날 동료를 찾기 위해 2021년 5월, 작당모의 프로젝트 웰컴파티에 나섰다. 2020년도 ‘N개의 작당모의 프로젝트’를 우수하게 진행했던 모임을 기반으로 ‘나루 실험실’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고,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그렇게 '자양5동' 팀과 ‘나루 실험실’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광진구 자양동에 살았던 세 친구가
시작한 마을 청년 문화/예술 그룹
‘자양5동’은 어렸을 때부터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살았던 세 친구가 모여 시작한 마을 청년 문화/예술 그룹이다. 2018년 겨울, 자양동이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사라져가는 혹은 앞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우리 동네 ‘자양동’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2020년 <광진 문화연구소> N개의 작당모의 프로젝트의 지원을 통해 모임을 진행한 바도 있으며, 서울시 자치구 문화재단 연합회(이하 서문연)에서 진행한 ‘자치구 문화재단 연계 청년 문화그룹 성장 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된 바도 있다. 이번 ‘나루 실험실’ 프로젝트에는 ‘자양5동’의 원년 멤버 3인(김태린, 홍석민, 홍지연)과 신규 멤버(이재영)가 더해져 총 4인이 함께하게 되었다.
하나. 잠수 타지 않기
둘. 내년에도 만나기
2021년 6월 10일, ‘나루 실험실’ 참여 의사를 밝힌 ‘자양5동’ 팀과 첫 만남이 있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올해 진행될 ‘나루 실험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지역 문화 주체가 직접 지역 문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지만 실행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기획’에 중심을 두고 진행했으면 한다는 재단의 의견을 전하며, 더 나아가 2022년 <광진 문화연구소>의 세부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해 보는 ‘나루 실험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나루 실험실’의 최종 목표인 1) 잠수 타지 않기 2) 내년에도 만나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진심이었다.. 내년에 꼭 만났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지역성이란?
이렇게 간략한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사전 미팅을 마무리하려던 찰나, ‘자양5동’ 팀에서 다음 회의 주제를 하나 제시해주었다. 바로 “내가 생각하는 지역성이란?”이었다. 해당 주제에 대해 첫 번째 회의 시간에 함께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사전 미팅이 마무리되었다. 지역문화 사업을 담당하면서, 그리고 5년째 사업을 진행하면서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장이었다. 정말 내가 생각하는 지역성이란 무엇일까? 사무실 책상 위에 “지역성”이라는 단어를 적어놓은 지 한 달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첫 번째 정기회의의 날이 밝았다. (큰일났다. 생각 안했는데..)
7월 5일(월) 저녁 7시, 광진문화재단 3층 창작공간에서 첫 번째 정기회의가 진행되었다. 첫 번째 회의에서는 2019년과 2020년 ‘나루 실험실’을 통해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에서 대한 소개와 재단 담당자의 입장에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지난 사전 미팅 때 함께 논의하기로 했던 “내가 생각하는 지역성이란?” 질문에 대한 답을 서로 공유하며 2021년 ‘나루 실험실’을 통해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2019년, 2020년 ‘나루 실험실’을 통해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휴흥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2019년에 진행했던 ‘휴흥 프로젝트’는 휴식+유흥의 합성어인 ‘휴흥’에 대한 프로젝트인데, 광진구하면 떠오르는 유흥도 누군가에겐 휴식이라는 것에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광진구민들에게 ‘당신의 휴흥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나만의 휴흥 영상을 공모 받아 나루아트센터 전시실에서 전시를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더 발전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과 더불어 ‘휴흥 프로젝트 시즌 2’를 진행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한 아이디어만 나오고 진행하지 못했던 ‘광진구민 휴흥 보고서’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도 많았다. 이어서 바로 진행된 올해 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에도 ‘휴흥 프로젝트’와 이어지는 것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자양5동’ 팀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는 아카이빙에 대한 의견이 두드러졌다. 지역 그리고 동네에 대한 아카이빙이 많은 요즘 공간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아카이빙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고, 보다 청년들의 시각을 담은 아카이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나왔다. 또 ‘휴흥 보고서’에 이은 ‘연령대별 광진구 보고서’에 대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이외에도 동네에 대한 아카이빙을 하려고 했을 때 디자인 소스(사진, 간판, 로고 등)에 대한 저작권이 명백하지 않아 어려웠다는 ‘자양5동’의 의견에 기반하여 동네 디자인 소스들을 다운받아 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의견부터 어반 스케치(동네 드로잉)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사람을 기반으로 한 지역 아카이빙
첫 번째 회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갔고, 7시에 시작한 회의는 어느새 9시 30분을 향하고 있었다. 오늘 미처 나누지 못한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회의에서 이어가기로 하고, 첫 정기회의를 마무리했다. 오늘 나눴던 회의 내용을 마인드 맵으로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았다. 2021년 나루 실험실 멤버들은 사람을 기반으로 한 지역 아카이빙에 마음이 닿아 있었고, 특정한 연령층 혹은 모든 연령대의 눈으로 보는 지역의 모습에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역문화 프로젝트
과연 올해는 어떤 ‘나루 실험실’의 모습이 나타날까? 이제 막 첫 번째 회의를 진행했는데, 앞으로의 행보가 (너~~~~~무) 기대되기 시작했다. 허나 이런 내 마음을 진정 시키기라도 하는 듯, 2회 정기회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미뤄짐과 동시에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다음 회의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역문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논의 해봐야 할 것 같다. 무튼 앞으로 ‘나루 실험실’ 멤버별로 각자만의 방식으로 기획 일기를 작성하기로 했는데, 에세이부터 한 컷 만화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올라올 예정이니 ‘나루 실험실’ 기획일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글 문지은)
7월 나루실험실 기획일기 모아보기
[홍석민] 내가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지역성은 무엇인가
[초록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아우르는 것
[홍] 청년으로 동네 기록하기, 청년으로 동네에 흔적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