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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Aug 25. 2021

오늘은 꼭 일찍 끝낼께요!

#광진문화연구소 #나루실험실 #기획일기

7월, 멋진 시작을 알린 2021년도 나루 실험실 기획그룹. 지금까지 딱 2번의 기획회의를 진행했는데 한 번은 오프라인, 또 한 번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며 그 누구보다 대면 회의의 소중함을 느꼈던 나는 다음 회의는 미루는 한이 있어도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길 원했다. 접속 시간의 문제, 컴퓨터 사양의 차이, 마이크(오디오)의 혼선, 공지사항 전달에 가까운 일방적 의사소통으로 등으로 내 기준에서는 원활하게 회의가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줌에게 처참히 패배 당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나의 소원이 닿았는지 다행히도 3회차 기획회의는 광진문화재단 창작공간에서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다.

마음 급했던 2회차 기획회의의 처참한 현장.. 난 줌에게 패배했어..


나루 실험실 멤버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지역문화 사례, 공간 찾아오기


지난 2회차 회의에서는 1회차 회의의 연장선으로 해보고 싶은 지역문화 프로젝트, 코로나19 시대에도 할 수 있는 지역문화 프로젝트에서 대해 논의했었고 회의 말미에 나루 실험실 멤버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지역문화 사례, 공간, 책 등을 찾아와 다음 회의에 같이 이야기 나누기로 하였다. 각자 2주 동안 서로에게 공유하고 싶은 사례를 찾고 드디어 만나게 된 오늘! 과연 어떤 사례들이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내가 준비한 사례가 굉장히 적었기 때문에.. 삐질삐질.. 급히 찾음..)으로 회의실로 발을 디뎠다.


언제나처럼 7시 30분에 만난 우리,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오늘은 꼭 일찍 끝내요"라고 말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우리들의 7월 기획일기가 모두 공개되고 만난 첫 자리인 만큼 서로의 기획일기를 감상(?)한 후기를 먼저 나눠보았다. 당시에는 깊게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서로가 생각하고 있었던 '지역성'에 대하여 기획일기를 통해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왔고, 광진구나 자양동을 중심으로 각자의 상황(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지역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온라인으로 나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계속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


나도 언제나 지역문화 사업을 하면서 현재 광진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 생각했었는데, 멤버들과 회의를 거듭할수록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만이 아닌 지역에 대한 추억,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이 말한 것 처럼 곧 지역을 떠날 사람들의 이야기도 좋고.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신선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 기획일기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서로가 준비해 온 지역문화 사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시작했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다는 가위바위보를 통해 발표 순서를 정했다. (진 사람이 1번으로 발표하고 그 후 다음 발표자를 지목하는 방식이었고, 나는 제일 마지막에 선택 당했다. 얏호) 지역문화 프로젝트부터 지역 청년 공간 및 청년 프로젝트, 동네 지도/아카이빙 관련 사례, 지역 유휴 공간을 살린 프로젝트, 온라인 혹은 비대면을 기반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등 정말 다양한 사례들이 나왔다.

1. 지역 청년 공간 및 프로젝트 사례 : 이타주의, 해녀의 부엌, 괜찮아 마을 등
2. 지역문화 프로젝트 사례 : OO은 대학연구소, 청주시 기록문화축제, 후암연립 등
3. 동네 지도/아카이빙 관련 사례 : 아마추어 서울, 유자차 스튜디오, 로우 매거진 등
4. 지역의 유휴 공간을 살린 프로젝트 사례 : 테이트모던, 빈집 프로젝트 등
5. 온라인 프로젝트 사례 : 인스타그램 방탈출, 컨트롤 제트 프로젝트 등


정말 다양한 링크와 사례들이 나왔고, 회의 후에 정리해야지 생각만하고 있던 찰나 나루 실험실의 노션 전문가 석민님께서 회의에서 나왔던 사례를 찰떡같이 정리해주었다. (지역문화에 딱히 관심이 없더라도 꼭 클릭해서 한번씩 살펴봐주길 바란다. 이런 아카이빙 또 없다! 크으!)

지역문화 프로젝트 사례 조사 / 지역문화 공간 조사


쏟아지는 사례들 속에서 자연스레 나루 실험실 멤버들의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가져온 사례를 기반으로 우리 지역(광진구)에 어떻게 녹이면 좋을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면 좋을지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 수 없는 시대에 동네 주민을 알아가는 소소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지금은 없어진 공간을 사람들이 재건축(재조립) 해보는 프로젝트, 지역의 쓰레기를 모아보거나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스팟(Spot)을 맵핑하는 쓰레기 지도 만들기 등등. 지역문화 프로젝트에서 나아가 공공예술 프로젝트로까지 아이디어가 이어졌다.


지역문화 공간 중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을 직접 다녀와보자


그리곤 문득 우리가 이렇게 사례 조사로 끝낼 것이 아닌 지역문화 공간 중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을 직접 다녀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은가. 여러 곳이 후보로 올라왔고 그 공간을 품고 있는 동네의 영향력까지 생각하여 "후암동 후암연립"이 선택되었다. 대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5명이 함께 가는 것이 아닌 개별적으로 답사 후, 9월 회의에서 후기를 공유하기로 했다. 그렇게 어느새 회의가 마무리 되어가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10시.. 그러니까 22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덜덜덜덜.. 일찍 끝내자고 했는데..)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두 개,
기록과 지도


오늘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를 생각해보니 기록과 지도였다. 지역을 기억하고 남기는 방법으로 기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과정인 것 같다. 또한, 광진문화재단이 지역문화 사업을 풀어왔던 방식과 자양5동이 추구하는 방식에 "기록"이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광진구의 지역문화를
한 단어(혹은 문장)으로 설명 할 수 있을까?


회의 후 집으로 돌아가며 '광진구의 지역문화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2017년부터 광진구에서 지역문화 사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누가 나에게 "광진구의 지역문화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본다면 선뜻 답변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우리는 프로젝트 말미에 광진구의 지역문화를 한 단어(혹은 문장)으로 설명 할 수 있을까? 올해 나루실험실 프로젝트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만 찾는 것을 개인 목표로 삼아야겠다. 아! "오늘은 일찍 끝낼께요"라는 말을 섣불리 하지 않는 것도 목표 중에 하나다. ( 문지은)



8월 나루실험실 기획일기 모아보기
· [홍석민] 무형의 어떤 것들을 담아내는 유형 공간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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