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닿는 순간 그 축축하고 고단한 일생을 느낀 바로 그 한순간, 내 몸은 한 해를 기다려온 노오란 수줍음으로 물들었어요
입맞춤은 그 대상이 누구든 짜릿하다
가장 흔하디 흔하기에 더 귀한 봄꽃 개나리는 군락으로 피어 제 존재를 열렬히 뿜어내곤 하지만, 어느 무리에서나
홀로 있을 자유를 갈망하는 아웃사이더도 존재하는 법.
봄 마중 가듯 가벼운 걸음으로 나선 산책길, 무리에서 이탈해 줄기 끝에 매달린 채,물기 함빡 머금은 나뭇가지와 입맞춤중인 개나리를 만났다. 오로지 사랑을 찾아 구속으로부터 탈출하고야 만 , 애절하고도 간절한 異種의 입맞춤! 봄은 이토록 야한 빛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음을 실감한 날, 온몸이 간질간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