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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6개월밖에 안 남았다고?

2023 새해 소망 중간점검 타임

by 홍그리

어제 문득 회사 업무 차 달력에 일정을 적다 어느새 7월 달력을 바라보고 있는 나 스스로를 발견했다. 2023년이 벌써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것에 한없이 놀란다. time flies. 시간에는 날개가 있다. 한번 나는 순간 한 달, 일 년이 금세 지나있다.

내년에 나이도 한 살 더 먹으며 스스로 체력이 둔해짐도 느낀다. 여자친구는 내 흰머리를 처음 발견하고는 굉장히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만나이라 나라에서 내 나이를 한 살 줄여준 것에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나는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기억은 추억이 된다. 오늘 하루를 소중히 보내고 더 행복하게 매일을 추억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정작 삶에 치여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무엇이 지금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는지, 모든 행동에 근거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올 초에 계획했던 새해소망에서부터 찾았다.

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초심이 근간이 된다. 아무리 멋있고 근사한 목표를 세운다 하더라도 초심이 무너지는 순간 내가 세운 목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돼버린다. 우리는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기 암시를 한다. 누구나 근사한 초심을 생각하지만 연초 헬스장을 보면 알 수 있듯, 거창한 계획은 지켜지지 않거나 변질되어 서서히 시간이 흐르며 옅어져 갈 뿐이다.

늘 계획을 세우기 전에는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 무언가 시작하는 사람이든, 원하는 것을 이미 다 이루어 정상에 있는 사람이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큰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내 계획이 애초에 틀어지지는 않았는지, 세우는 방향이 잘못되지는 않았었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6월 중순을 향해가는 지금, 2023년 내 초심을 돌아보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고 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는지 돌아보려 한다.


첫째, 내가 2023년 1월 1일에 이루고자 했던 첫 번째 목표는 욕심부리지 않는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생각 않고 욕심과 이상만 앞서 늘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는 그것을 이루지 못한 내 탓을 하며 평생을 살았다. 매번 실패를 하니 다시 목표를 세우는 데 있어 자신감도 사라졌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반을 돌아볼 때, 나는 욕심부리지 않았다.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딱 하나의 목표였고 그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책도 앞두고 있다. 올 한 해는 책 한 권만 내도 내가 글로써 누군가에게는 증명이 된 사람이고, 더 노력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목표를 앞에 두고 있는 나를 보며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작은 성취가 모여 큰 것을 이루듯, 지금 이 출간이 앞으로 글과 관련된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미 책을 낸 목표는 이뤘으니 한 템포 쉬어가려 한다. 다만 혹시 기회가 된다면 올해 안 브런치 스토리 구독자 1,000명을 가져보고 싶다. 구독자에 연연하지 않고 단 한 명의 독자만 있어도 나는 글을 쓴다. 하지만 내가 1,000명이라는 숫자를 정한 이유는 1,000명은 참 의미 있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가 1,000명이라고 생각한다. 인플루언서를 직역하면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만의 기준은 1,000명이다. 1,000명이 내 글을 본다면 나는 충분히 세상을 바꾸어갈 스타트가 되는 셈이다. 올 한 해 더 꾸준히 달려려가 보다 나은 글쓰기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더 이상은 욕심부리지 않는다. 지금 급하게 나아간다 해도, 좋은 성과를 이뤘다 해도 분명 나중에 또 다른 후폭풍이 있을 것이다. 번아웃이 온다던지, 부담이 쌓인다던지, 지금은 좋아 보여도 더 스트레스 받을 일이 생길 수 있다. 조금 적당하게 천천히 하나 둘 꾸준히 이루어 가면 끝내 나는 정상에 있을 것이다.

올해는 결혼도 있고, 각종 행사가 많으니, 더 많은 목표와 다짐들로 내 삶을 꾸려나가기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처한 환경에서의 최선을 생각하는 것이 답이다.


두 번째로, 내가 세웠던 새해 목표는 '그냥 하자'였다. 정확히는 생각을 오래 하지 말고 바로 실천하자. 이는 정말 잘 지켜오고 있는 게 내가 무언가를 도전할 때 생각을 오래 하고 고민했었더라면 지금 6월까지 이룬 것이 단언컨대 단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꼭 목표만 해당되지 않는다. 일상에서도 해당되는 것이 2월,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데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구매를 한 것이 그 어떤 대리점보다 저렴하게 한 것이었고, 전셋집도 마찬가지다. 내가 마음에 들고, 본인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그냥 하는 게 후회도 미련도 없다.

조건의 수,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는 행동으로 옮기는 데 있어 주저하게 되고, 결론은 하지 않을 확률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생각을 오래 한다고 해서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 미래의 가능성을 계속 갉아먹을 뿐이다. 빠르고 현명한 선택만이 답이다.

인간은 살면서 하루에 200가지도 넘는 선택을 한다고 한다. 그 선택 앞에서 조금 더 현명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인생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그때만이 할 수 있는 것들. 내 멕시코 거주 시절 남미여행 때가 그랬다. 그때가 아니고서야 절대 오지 않을 기회를 나는 놓쳐버리고 말았다. 겁먹었던 것들, 나중에 해야지라고 생각한 것들을 스스로 되짚어보며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에 옮길만한 것을 2023년이 6개월 남은 지금 조금씩 더 이루어 가려한다.


남은 6개월도 시행착오가 참 많을 것이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것도 많을 거고, 관계에서의 상처, 일에서의 스트레스,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것에서 아픔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놓지 않을 것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꾸준히 할 것이다. 내가 입 밖에 낸 것은 단 한 번도 안 이루어본 적이 없었다. 올 한 해도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 원하는 것을 보란 듯이 꼭 증명해 보일 것이다.

올해 초, 대청소를 하다 문득 군대에 있을 때의 수첩을 보았다.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이등병 때 썼던 아래 메모장의 글은 나에게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내적동기를 다시 한번 주었다.


‘지금 이 순간도 내가 언젠가 웃으며 이런 날도 있었지, 하며 볼 날이 분명히 올 거야. 그때의 내가 열심히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견뎌보자’.

12.12.31.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보며 철야근무 중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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