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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Apr 29. 2023

우울에 대하여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는 법

최근 한 연예인 자살이 뉴스 1면을 채웠다. 그는 일이 있기 전 이틀전만 해도 SNS에 웃는 사진을 올리고, 주변사람들과 잘 지내는 모습으로 보여 우리를 더 충격에 빠트렸다.

 온전히 내 경험을 빗대어 이 모습을 이해하자면 일상생활에서 더 많은 슬픔과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더 밝은 티를 낸다. 내가 우울하면 상대방에게도 우울한 얘기를 하게 되고 상대방까지 우울하게 만들기 싫어 더 밝은 척을 하는 것이다. 웃는 얼굴 뒤에는 깊은 우울이 숨겨져 있다.

 주변에 더 잘 웃고, 밝고, 리액션도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더 사랑해 주고 보듬어주자.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더 과한 리액션과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하 아무 문제없는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나에게도 12년 전 큰 아픔이 있었고 그 모습을 인위적인 밝은 모습으로 이겨내고자 했다. 그것이 지금 내 주변사람들에게 '쟨 뭘 해도 밝은 아이"라는 이미지를 주게 된 것이다.

 이러한 행동의 장점으로는 내 우울함을 철저히 숨길 수 있다는 것과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반면 치명적인 약점이 2개 있었다.

 첫째로, 바로 내 감정을 인위적으로 강제적으로 억누름으로써 마음의 병이 온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은 그렇지 않은데 가면을 쓰고 상대방을 대하게 되면 하루이틀은 괜찮으나 마음에 안 좋은 신호가 온다. 정신과 육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마음이 안 좋으면 몸도 당연히 아프다. 실제로 마음이 좋지 않을 때에는 수면도 불규칙하고 입맛도 없기 때문에 나는 정말 힘들 당시 5킬로나 빠졌다. 이럴 경우 본인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행동을 해서 무조건 풀어내야 한다. 나는 초록색과 뻥 뚫려있는 것을 좋아해 주로 산에 많이 갔다. 높은 곳 정상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둘째로, 주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발생한 연예인의 사건만 돌이켜보아도 그에게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도 못 했다. 전조증상은 물론 있었다. 웃으며 '힘든데 잘 이겨낼게요'라고. 유튜브 라이브에서 요즘 어때요?라고 묻는 한 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처럼 그가 힘들어했다는 것을 하지 않으니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전에 내가 힘들다는 것을 알리면 친구, 가족, 주변인 등 주변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상담 또한 가능하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소중한 사람들은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이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절대 그 아무도 모른다. 무조건 말해야한다.


 20대~30대에의 삶에서 가장 가변성 띄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직장(혹은 돈을 버는 수단, 인간관계(연인포함)다.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당장 내 인생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서 보통 심리적 변화가 짙다. 나 또한 20대~30대 취업 문제로 우울함을 많이 겪었으며, 여자친구와의 이별도 나를 너무 고통스럽게 다. 늘 영원할 것만 같던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은 내 심장 한쪽을 도려내는듯한 고통이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에서 힘들면 안 되고 항상 다 이겨내며 나아가야 한다는 낙인을 짊어지고 산다. 중간에 무너지면 그것잘못된 것이고, 이 정도는 남들도 다 하고 겪어온 것들이니 나 또한 이겨내야 한다고 사람들은 당연하듯 말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고, 내면의 힘이 다르며, 나아가는 속도가 다르다. 이별을 해도, 취업에 낙방을 해도, 내가 하고 싶은 꿈이 좌절돼도 충분히 그때는 힘들어해도 된다. '힘들다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낙인'서 벗어나야 한다.

 대체로 이런 일들은 오랫동안 삶을 그만할 것이라는 생각과 고민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어제는 웃다가도 오늘 갑자기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우울증이다.

 단순히 기분이 우울하다고 해서 그것을 우울증이라고 여기면 안 된다. 보통 사람들은 오늘 우울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여행을 가거나, 좋아하는 것을 하며 쾌락의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냥 병이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듯이, 무조건 병원에 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운동으로 이겨내라거나,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라거나, 이건 모두 다 말도 안 되는 말이다. 피가 철철 나는 환자한테 "집 가서 휴식을 취하면 나아질 거야"라는 말과 같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이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가장 편한 날이 오늘일 것이고, 내일은 더 더 힘들 거다.

인생을 10이라고 한다면 고통은 7이고 행복은 3에 불과하다. 아니, 그보다 더 적을 수도 있겠다. 왜? 무언가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통과 인내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행복을 누리는 시간보다 훨씬 더디고 더 길기 때문이다. 심지어 목표를 이뤘다해서 내가 기대하고 바랬던 행복이 오지 않고 실망감으로만 가득찰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행복이 오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도 고통을 피해 갈 수 없다. 인생을 살아가며 마음가짐 자체를 순리대로 그저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한다 생각을 한다.


 이 꼴사나운 인생 속에서 고통의 순간들을 버티고 있는 나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져보자. 이 마음가짐은 스스로의 자신감과 함께 온 우주가 나를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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