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아침마다 기분이 새롭다. 아파트 현관을 열어젖히면 선선한 공기가 밀물처럼 밀려온다.
아파트 현관을 열고 집 밖의 시원한 공기로 몸을 샤워하고 나면 가슴이 상쾌하다. 그날 하루는 집 밖을 나서는 찰나의 느낌이 기분을 좌우한다. 아침을 신선한 공기로 샤워하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삶은 언제나 단순한 반복에서 출발한다. 그 반복에는 닮은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다. 오늘은 새로운 오늘이고 매일 맞이하지만, 매번 다르게 찾아온다.
평소와 같이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가 곤히 잠자는 차를 비틀어 깨운다. 차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싫은 것인지 신경질을 부리며 거친 트림을 토해낸다.
몸이 차가운 차를 살살 달래 가며 지상으로 올라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도로에 들어서면 아침의 따사로운 햇살이 반겨준다. 차의 운전대를 잡고 삶의 분주한 거리에 들어서면 낯익은 풍경이 시야로 들어온다.
도로 위에는 차량들이 제 갈 길을 서두르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학생들의 옷깃에는 배움의 고독한 향기가 묻어난다. 그리고 교차로에서 호각을 불어가며 사람과 차량을 정리하는 아저씨의 손가락 끝에는 동행하는 삶의 아름다운 모습이 엿보인다.
조금 전 잠에서 막 깨어난 차의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니 어느새 인덕원이다. 인덕원에 다다르면 아파트와 빌딩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가로수가 시야로 들어온다. 그리고 저 멀리 우뚝 솟은 관악산이 고개를 수줍게 내밀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평촌 시내를 지나 인덕원부터는 본격적인 가로수길이다. 차를 운전해서 오다가 이 길만 들어서면 기분은 저절로 상승한다. 넓은 도로와 가로수가 주변 풍경과 잘 어울려서다. 도로 한가운데는 은행나무가 좌우에는 플라타너스가 상처를 껴안은 채 줄지어 도열해 있다.
아침 출근길에 차를 운전하며 이 길을 지나가면 마치 군대에서 사열을 받는 기분이 든다. 그에 따라 군대의 대장이라도 된 듯이 우쭐함에 스쳐가는 가로수를 바라보며 운전의 속도를 높인다.
집에서 직장을 오고 가는 길에 가로수를 바라보며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삶을 돌아보는 지표로 삼는다. 매일 아침의 출근길은 낯선 여행지로 떠나는 미지의 길이다.
넓은 대로를 따라 운전하면 가로수가 하나둘씩 차 뒤로 비켜 간다. 그리고 차 뒤에서는 모락산 위로 솟아오른 아침 햇살이 비추면서 삶의 전해질을 높여준다.
도로 좌우에는 가로수의 나뭇잎이 색을 물들이며 계절을 노래하고, 차 뒤에서는 아침의 따사로운 햇살이 하루를 잘 지내라고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해 주는 것 같다.
차 안의 라디오에서는 ‘거북이 빙고’ 노래가 신명 나게 흘러나온다. 차 안과 밖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세상이다. 내 차 앞으로 끼어들기를 하려는 차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차를 몰아가는 모습에서 삶의 부산한 물살이 느껴진다.
매일 맞이하는 아침이지만 오늘따라 삶의 신명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가로수의 잎은 서서히 계절 속으로 침잠해 가고, 하늘은 쪽빛 얼굴에 약간 분을 발라 수줍게 아침을 맞는다.
삶이란 참으로 아름다운 질서란 생각이 든다. 아침을 신선하게 맞이하는 것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또한 푸른 하늘과 가로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정신이 건강하다는 징표다.
차가 인덕원을 지나 과천 시내에 들어서서 운전대를 사무실 방향으로 돌리자 길옆에서 노란 잎을 거느린 은행나무가 줄지어 마중을 나왔다. 아침 출근길에 느끼는 삼십 분이 삶의 건강성을 높여준다.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직장에 출근하는 영광을 가져다준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린다. 아침 출근길마다 직장에 적을 두고 매일 같이 집을 오고 갈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거북이 빙고’의 노래처럼 ‘어떤 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 게 힘들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라는 노래가 신명으로 이끄는 출근길이다.
사람은 세월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안정된 삶을 추구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일상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낯설게 되고, 멀리 벗어나면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거북이 빙고’의 노랫말처럼 단순한 생활의 반복과 일상의 짜증을 피할 수 없다면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 또한 삶의 방책이리라. 내일도 그저 오늘처럼 일상을 여행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신명 나는 아침의 출근길을 맞이할 수 있도록 간절하게 기도한다. ‘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