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안에 연지 곤지 바른 새악시
광혜의 푸른 꿈 마다하고
오롯이
흙에 기대어 사는 낭군 만났네.
서툰 호미질과 괭이질
어느덧 익숙한 내 것이 되었고
섬섬옥수 긴 손가락 나목처럼 야위어 가고
가녀린 등줄기 활처럼 휘어만 가네.
가는 인생 고달프다 노래하지만
무너진 등 위로 세월은 덧없이 싸여가고
앞산에서 구슬프게 우는 소쩍새 소리
마음에 외로움만 더하네.
낭군의 언약은 空約으로 굳어지고
둥지를 찾아 날아가는
외기러기의 처량한 날갯짓
이내 신세와 다를 바 없네.
나는야
아직도
갈 길이 머-언
농사꾼 아낙네
내 품에서 자란 울음보들
내 곁을 떠난 지 오래고
잡초만 무성한 둥지에서
가는 세월의 고단함
시루봉을 바라보며 달래네.